롯데 자이언츠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32)이다. 이미 팀 내에서는 공인된 사실이다. 이종운 감독도 문규현에게 '네가 주전'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올해 체력관리를 잘 해야한다'라는 말로 간접적으로 뜻을 전달했다.
이미 문규현은 수비 쪽에서는 문제가 없다.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수비를 하는 선수다. 화려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수비를 하는데, 한 시즌을 치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유격수라는 자리는 타격이 조금 떨어져도 어느 정도는 용인된다. 그래도 1군 주전선수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력은 필요하다. 작년 문규현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3할이 넘는 타율을 유지하기도 했으며, 시즌 최종 타격성적 77경기 타율 2할8푼1리 2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높은 타율이었다.

1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만난 문규현은 "현재 컨디션은 80% 정도 올라왔다. 개막전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 타격 성적은 6경기 11타수 2안타, 타율 1할8푼2리를 기록 중이다. 마침 17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문규현은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것에 대해 문규현은 "수비는 잘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타격 감은 아직 안 올라왔는데, 작년 (좋았을 때의) 영상을 보면서 준비하고 있다. (타격에 대한) 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자신했다.
선수들에게 하나의 벽을 넘는 순간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작년 문규현은 타격에서 벽을 하나 넘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데, 관건은 개막때까지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를 하는 것이다.
주전 자리를 공인받은 문규현에게 타격보다 중요한 건 수비다. 2011년 125경기에 출전하기도 했었던 문규현은 올해 최대한 많은 경기 출전이 목표다. 그는 "체력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대비했다"고 말했다.
걱정이 있다면 문규현의 뒤를 받쳐 줄 백업의 존재다. 주전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믿음직스러운 백업선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컨디션을 관리하기가 용이하다. 롯데는 박기혁과 신본기 2명의 유격수가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백업 후보는 오승택이다.
문규현은 "경기 수가 늘어난 건 부담이 된다. 그래도 승택이가 많이 좋아졌고 많이 올라왔다. 올해는 120~130경기 정도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는 문규현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수비는 이제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중요한 건 체력관리와 타격,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한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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