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6’ 강정호 바라보는 현지의 시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9 05: 52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앞두고 적응에 한창이다.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이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현지의 시선은 아직 큰 걱정이 묻어나지 않는다. 아직은 적응의 단계라는 것이다.
강정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과의 경기까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총 8경기에 나섰다. 성적은 평균보다 다소 처진다. 8경기에서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 출루율 3할, 장타율 4할1푼2리, 1홈런,1타점, 2볼넷, 5삼진을 기록 중이다. 초반에는 홈런과 2루타를 치며 장타력을 뽐냈지만 최근 페이스는 다소 주춤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강정호는 이번 피츠버그의 겨울 영입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선수였다. 미 전국단위언론에서도 흥미로운 시선으로 강정호를 주목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MLB 무대에 직행한 첫 선수라는 점, 동양인 내야수라는 점, 그리고 스몰마켓에 속하는 피츠버그가 그들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얽혔다. 현지 팬들도 시범경기 성적과 활약상에 관심이 적잖다.

이런 강정호의 성적이 지금까지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으니 조바심을 내는 팬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팬 사이트를 중심으로 강정호의 성적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여론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출루율이 떨어진다는 점, 삼진이 많다는 점 등에서 갑론을박이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어조가 느껴진다. 아직은 적응단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강정호가 잘 적응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
18일 휴스턴과의 경기를 중계한 Root 스포츠의 중계진은 강정호가 현재 적응 중의 선수임을 분명히 했다. 중계진은 “최근 강정호의 경기를 보면 의식적으로 공을 많이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강정호는 이날 두 번의 타석에서 볼넷을 하나 골랐다. 삼진을 당할 때도 풀카운트 승부였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벗어나는 공은 무리하게 치지 않으며 골라내는 모습이었다. 중계진은 이 부분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 매체인 ‘비버컨트리타임스’도 17일(한국시간) 피츠버그의 25인 로스터 경쟁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강정호의 로스터 진입은 확실시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영입된 4명의 선수 중 3명, 로드리게스, 하트, 강정호는 12인에 새롭게 포함될 것이다. 이들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최근 본 포지션인 유격수를 떠나 3루를 보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무난한 활약상을 보였고 조만간 2루에서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이미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25인 로스터 합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닐 헌팅턴 단장은 여전히 “마이너리그에 보낼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오히려 지금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정규시즌을 위해 더 나은 과정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지금 경계할 것은 눈앞에 보이는 타율 때문에 자신의 계획이 흔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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