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마지막 시범경기, 세트포지션으로만"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9 06: 47

"야구는 세트포지션 싸움이다". 
한화 투수 배영수(34)의 말이다. 배영수는 지난 18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넥센과 시범경기가 우천 취소돼 20일 대전 롯데전으로 등판이 밀렸다. 이날 등판은 배영수의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로 미세하게 조정한 투구폼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핵심은 주자가 없을 때도 세트포지션으로만 던지는 것이다. 
배영수는 "야구는 세트포지션 싸움이다. 세트포지션에서 모든 결정이 나는데 컨트롤 미스가 많이 나는 편이다. 안 써도 될 힘을 쓰다 보니 팔이 뒤에서 나오는 경향이 있고, 변화구도 손에서 빠진다. 대량 실점을 주는 이유가 세트 포지션에서 많이 맞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영수는 지난해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이 2할9푼7리였지만 주자가 있을 때 3할3푼6리로 치솟았다. 

배영수는 지난 겨울 김성근 감독의 지도아래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왼쪽 디딤발부터 스트라이드까지 일자로 하며 포수 쪽으로 머리를 고정시켰다. 와인드업으로는 이제 거의 익숙해졌지만 아직 세트포지션에서는 확실한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도 불펜 피칭을 할 때 김성근 감독에게 이 부분을 집중지도 받았다. 배영수는 "감독님께서 봐주셨다. 세트포지션에서 스탠스가 길어 이를 좁히는 연습을 했다. 폭이 길다 보니 몸이 제대로 넘어오지 않았다"며 "나도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감독님·코치님들이 포인트를 잘 짚어주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20일 롯데전에서는 주자가 있거나 없거나 가리지 않고 세트포지션으로만 던져볼 계획이다. 주자가 없을 때에는 와인드업으로 던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배영수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마지막 실전 등판에서 최대한 감각을 키워놓아야 한다. 
김성근 감독도 배영수의 변화에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세트포지션에서 투구 스탠스가 넓었다. 스탠스를 좁힌 후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오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스탠스를 좁혀 투구시 흔들림을 줄이며 제구를 잡고, 볼끝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3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배영수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 쉐인 유먼과 함께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선발 자리를 보장받았다. 배영수가 얼마나 로테이션을 고정적으로 지키며 좋은 투구를 하느냐가 한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 그 성공의 키워드가 바로 세트포지션 투구 적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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