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신예 외야수 배병옥(20)이 친정팀 LG 트윈스와 만났다. 배병옥은 지난 17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 경기 후반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섰다. 타격을 하지는 않았지만, 불과 5개월 전에 함께 했던 동료들과 상대팀으로 마주했다. 경기 전 배병옥은 LG 선수들을 바라보며 “아무래도 느낌이 조금 다르기는 한 것 같다. 기분이 좀 이상하다”고 웃었다.
배병옥은 2014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G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LG 스카우트팀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배병옥이 3, 4년 후 LG 외야진의 중심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했다. 2014년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시범경기까지 1군 선배들과 함께했다. 타격에서 다소 거친 면은 있었으나 모두가 배병옥의 재능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당시 조계현 수석코치는 배병옥을 두고 “어깨가 엄청나다. 잠실구장 홈플레이트에서 공을 던져 가운데 펜스를 맞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퓨처스리그 평가 또한 높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83경기에 출장한 배병옥은 신인임에도 중견수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배병옥과 함께 뛴 동료들은 “병옥이는 못 잡는 공이 없다. 2루타라고 생각했던 타구도 끝까지 따라가서 다 잡아낸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양상문 감독 또한 배병옥의 재능을 인정, “우리 외야진에 여유가 있을 때 군복무부터 해결하게 하겠다”며 배병옥이 향후 팀의 중심에 자리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양 감독의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배병옥은 지난해 10월 상무에 지원했으나, 어느 때보다 쟁쟁한 선수들이 상무에 지원서를 넣었다. 무엇보다 상무 측에서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우선순위로 놓았다. 정규시즌 1군 경험이 전무한 배병옥과 달리, 상무에 입대한 외야수 권희동 김헌곤 한동민 모두 1군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결국 배병옥은 상무에 합격하지 못했고, LG의 kt 특별지명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LG는 장고를 거듭한 끝에 배병옥 대신 투수들을 20인 보호명단에 넣었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kt는 배병옥을 선택, 미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배병옥을 낙점했다.
배병옥은 현재 떨어진 페이스를 올리는 중이다. 지난해 군 입대 준비와 이적이 겹치며 겨울에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다. 배병옥은 “군에 입대하는 줄 알고 겨울 동안 운동을 많이 못했다. 그러다보니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조금씩 괜찮아 지고 있다. 비록 아웃이 되도 납득이 되는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이어 배병옥은 본의 아니게 LG에서 kt로 이적한 것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배병옥은 “사실 LG에선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었다. 워낙 외야에 뛰어난 선배님들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았다. kt로 온 게 내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조범현 감독님께서 올해는 1군과 2군을 오갈 수 있다고 말씀하신 걸 들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이런 기회 자체가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병옥은 “이렇게 LG 선수들과 마주하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LG와 만났을 때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수비다. 수원구장은 외야가 좀 좁은 편이다. 스피드만으로는 타구를 잡기 힘들어질 수 있다. 타구 판단이 더 빨라야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kt와 LG는 18일 수원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5월에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은 오는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2015시즌 첫 3연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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