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5)의 화두는 원점.
올 시즌 5선발 후보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을 통해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6.43으로 흔들렸다. 무엇보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의 2군행을 지시했다. 그는 양일환 2군 투수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구위 회복을 꾀할 계획이다.
18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정인욱은 "몸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잘 해야 한다는 마음만 앞섰다"고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잘 준비하겠다. 빨리 복귀하는 것도 좋지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인욱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새도우 피칭 등 기본기 위주의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게 양일환 코치의 말이다. 그는 "아직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공을 던질때 힘이 분산된다.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훈련과 실전 등판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일환 코치는 정인욱의 구위 회복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입대 전 1군 마운드에서 보여줬던 활약은 둘째 치고 선수 스스로 문제점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일환 코치는 "선수 본인이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본인이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고 발전 속도도 빨라진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양일환 코치는 정인욱의 기술 지도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양일환 코치에게 정인욱의 1군 복귀 시점을 묻자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인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 선수다. 여유있게 5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마음만 앞선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해 아쉽기도 하지만 더 멀리 내다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훨씬 더 낫다. 원점에서 시작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복귀하겠다".
역시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하나보다. 입대 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정인욱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삼성 마운드는 더욱 탄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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