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 시범경기에는 낯선 이름이 하나 등장했다. 양 팀 모두 정규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주전 선수들이 나왔는데, 롯데는 선발 2루수로 오윤석을 출전시켰다.
오윤석은 경기고-연세대를 졸업하고 작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작년 퓨처스리그 76경기에 뛰며 타율 2할6푼3리에 9도루 1홈런 25타점을 기록, 기량을 인정받았고 올해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그리고 17일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콜업되어 곧바로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오윤석으로서는 잊지 못할 경기를 했다. 비록 2타석만 소화하고 경기 중간에 교체되었지만 1군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좋은 경험을 했다. 오윤석이 선발 2루수로 출전한 이유는 주전 정훈이 지난 주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종운 감독은 "수비에서 아직은 많이 얼어 있더라. 경험이 아직은 많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윤석은 1군에 합류한지 바로 하루만에 다시 상동구장으로 향하게 됐다. 선수 본인의 아쉬움이야 적지 않겠지만, 시즌은 길고 2군에서 다시 좋은 성과를 보여주면 얼마든지 올라올 수 있다. 이 감독은 "사실 오윤석을 1군에 부른것도 워낙 상동에서 활약이 좋다고 해서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2군에 머무르는 선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내게도 기회다운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다. 1군에 올라가기 위한 경쟁은 무척 치열하다. 1군에 올라가서도 기회는 많지 않다. 1~2번의 기회를 살려야만 계속해서 출전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이 1군 붙박이가 되기란 무척 어렵다. 타자는 10번 중 3번만 쳐도 성공인데, 1군에 올라오자마자 1~2번의 기회에서 안타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이 감독은 "현재 1군에 있는 선수들은 그런 기회를 살렸기 때문에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2군 선수들도 언제든 준비된 자세로 있다가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 그게 프로 선수"라고 말했다.
대신 이 감독은 '상동구장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는 쓰겠다'라는 건 약속했다. 이 감독은 "2군 선수들도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거기에서 잘하는 선수는 1군에 불러서 잠시라도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운동을 열심히 한다. 올해 열심히 하는 선수들은 1군에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작년 2군에서 코치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을 잘 안다. 그렇다고 해서 2군 선수들에게 무조건 기회를 주는 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주전은 주전답게 대우를 해주고, 열심히 하는 백업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라는 게 이 감독의 야구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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