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가 꼴찌 후보에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갑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봐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보는데 말이죠."
일전에 롯데 자이언츠 구단 관계자가 올 시즌 전력예상을 내놓으며 한 말이다. 사실 시범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롯데를 하위권으로 분류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몇몇 평가서는 롯데를 꼴찌 후보에까지 포함시켰다.
물론 시즌은 길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시범경기에서 롯데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올해 다크호스로 손꼽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현재 롯데의 시범경기 성적은 5승 4패. 시범경기 성적과 시즌 성적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하지만, 세부적인 성적까지 나쁘지 않아 긍정적이다. 우선 타격쪽을 살펴보자. 롯데의 팀 타율은 2할2푼1리로 9위지만, 득점은 39점으로 넥센과 함께 공동 3위다. 그 배경은 홈런포인데, 시범경기 팀 홈런 12개로 LG 트윈스(13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역시 빼어나다. 현재 롯데는 9경기에서 실책 2개만을 저지르고 있는데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재미있는 건 뛰는 야구를 표방한 롯데인데, 도루성공 8개에 실패 6개로 별 재미는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의 시즌 전망을 밝히는 부분은 마운드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2.36으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특히 볼넷은 고작 11개만을 내주며 가장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고 있는데, 이 부문 최하위 SK 와이번스(39개)의 28% 수준이고 롯데 뒤를 따르는 넥센(22개)보다도 절반이나 적다.
린드블럼(2경기 9이닝 ERA 2.00), 레일리(2경기 8이닝 ERA 1.13) 두 외국인투수의 투구는 충분히 인상적이다. 또한 선발투수 후보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홍성민(2경기 10이닝 ERA 3.60), 이상화(2경기 6이닝 ERA 3.00), 심수창(2경기 5⅔이닝 ERA 3.18), 이정민(2경기 4⅓이닝 ERA 2.08), 이인복(2경기 3⅓이닝 ERA 0.00) 모두 무너지는 일없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불펜 역시 수준급. 김성배(4경기 4이닝), 최대성(5경기 5이닝), 심규범(4경기 2⅓이닝) 모두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정재훈(5경기 6⅓이닝 ERA 1.42)과 김승회(3경기 2⅔이닝 ERA 3.38), 이명우(4경기 5이닝 ERA 3.60) 모두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롯데가 보여준 경기력은 안정적이다. 지난 겨울 부족한 부분을 충실하게 보완하고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게 한 눈에 보인다. 롯데를 무턱대고 하위권 전력으로 놓기에는 보여준 것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종운 감독은 결코 마음을 놓지 않는다. 기자들에게 "너무 롯데를 띄우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롯데는 여전히 시범경기에서 잘 풀린다 해서 방심하는 걸 최대한 경계하고 있다. 롯데가 정규시즌에서도 모두의 예상을 깨는 행보를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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