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하이드’ 현빈, 이러나저러나 불쌍하긴 마찬가지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3.20 06: 56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이 불쌍하다. 구서진과 로빈이 일체화가 된다고 해도, 구서진이나 로빈이 소멸해도 불쌍한 건 마찬가지다. 구서진과 로빈이 이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유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한 사람이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현빈은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에서 구서진, 로빈 두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한 사람이지만 두 인물인 이들은 성격은 극과 극이다. 구서진은 까칠하지만 로빈은 따뜻하다. 구서진과 로빈은 정체가 탄로 날 뻔한 위기를 벗어난 것도 잠시, 또 큰 위기를 맞았다.
로빈의 기억이 구서진에게 이동하기 시작한 것. 로빈은 구서진과 동일한 상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구서진에게 이동한 기억이 완전히 사라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 전 두 사람 사이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앞서 하나는 기자들에게 로빈을 필명으로 설명했다. 이후 구서진과 로빈은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이해하고 하나와 함께 살아가기로 했다.

구서진과 로빈이 이중인격으로 한 육체에 깃든 걸 알고 있는 권비서(이승준 분)와 하나(한지민 분)는 두 사람에게 정보를 공유하라고 제안했다. 각자의 삶을 살 때 누굴 만나고 뭘 했는지는 기본이고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을 종이에 적어 서로를 알기 시작했다. 한 몸으로 살아가면서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서로 외면하고 살았던 구서진과 로빈은 공유하면서 점차 함께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아졌다. 이들이 실수 없이, 문제없이 같이 살기 위해 공유한다는 건 모두에게 긍정적인 상황인 듯했다. 그러나 ‘공유’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로빈이 기억을 잃기 시작한 것. 이는 곧 로빈의 소멸을 뜻했다. 로빈은 절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빈은 하나와 사랑에 빠져있다. 하지만 로빈이 사라지면 로빈과 하나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
그리고 구서진이 로빈의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구서진의 성격이라면 로빈이 사라지는 건 크게 개의치 않아 할 것 같았지만 구서진은 “우린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 고백했다. 구서진도 로빈의 소멸을 바라지 않았던 것. 이제 막 각자의 영역을 지켜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 명이 소멸의 위기에 처한 건 구서진과 로빈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정신과 의사 강희애(신은정 분)는 구서진과 로빈이 일체화 되는 상황을 반겼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괴로워했다.
거기다 로빈은 제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구서진이 로빈인 척 연기했다. 편한 의상, 차분하게 내린 머리, 다정한 말투 모두 로빈이었다. 연인인 하나 조차도 구서진이 로빈이라고 믿었다. 그 상황이 당황스러운 건 로빈이었다. 구서진이 자신처럼 행동하고 말하고 하나가 구서진을 로빈으로 알고 있다는 건 충격이었다.
구서진과 로빈 모두 일체화 되는 것, 그리고 로빈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두 사람 다 불쌍한 건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하나와 구서진, 로빈 셋이 함께 살아갈 방법은 결국 없는 것인지, 종영까지 2회 남은 가운데 과연 이들에게 해피엔딩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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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하이드 지킬, 나’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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