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끝까지 가봐야 윤곽이 드러날 듯하다. LG 트윈스의 모든 투수들이 호투를 펼치며 개막전 엔트리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LG는 지난 19일 목동구장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각각 넥센과 고려대학교를 상대했다. 18일 수원 kt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투수진 점검에 차질이 생겼고, 팀을 둘로 나눠 투수들을 등판시키기로 했다.
그러면서 목동 넥센전에선 소사 우규민 봉중근이, 이천 고려대전에선 장진용 김지용 최동환 신재웅이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봉중근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무실점. 선발투수 소사 우규민 장진용은 각각 4이닝·3⅔이닝·3⅓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고, 김지용 최동환 신재웅 또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경기 후 강상수 투수코치는 “이천에 박석진 코치를 보냈다. 경기 후 박 코치로부터 투구 내용을 들었는데, 모두 좋았다고 하더라. 특히 진용이는 초구 스트라이크 100%를 기록할 정도로 제구가 잡혔다고 한다. 투수들 대부분이 잘 던져주고 있다. (엔트리에 대해) 고민을 더 해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코치의 말처럼, LG 투수진은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고 매 경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선발진의 경우, 루카스·소사·우규민·임지섭까지 네 명은 확정된 상태. 그런데 마지막 한 자리가 결정되지 않았다. 임정우와 장진용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데 지금 시점에선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임정우는 2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 예정.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시범경기를 다 지켜본 후 선발진 5명을 확정지으려 한다.
진짜 고민은 불펜진이다. 지난해 6명 전원 필승조를 이룬 불펜진이 확장될 기세다.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윤지웅 외에 김선규 최동환 김지용 전인환이 연일 호투 중이다. 그런데 엔트리는 27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양 감독은 “지금까지 투수진 구성을 보면 야수를 한 명 더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종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알겠지만, 27인 엔트리에서 13명을 투수로 넣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선발진 5명과 지난해 필승조 6명을 제외하면 두 자리 밖에 남지 않는다. 만일 임정우가 선발진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임정우는 지난해처럼 불펜에서 롱맨으로 기용될 확률이 높다. 이 경우 투수진에 남는 자리는 하나뿐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김선규 최동환 김지용 전인환 중 한 명만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다.
양 감독은 투수진 엔트리에 대한 질문에 “간단하다. 잘 던지는 투수 중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를 넣으면 된다”면서도 “근데 이렇게 마지막까지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강 코치 역시 “아직 정규시즌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지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됐다. 결정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결국 누군가는 2군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시즌은 길다. 2015시즌이 휴식기 없는 144경기 체제인 것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개막은 2군에서 맞이해도, 언제든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양 감독은 “올 시즌은 이전보다 길다. 144경기로 경기도 많아졌지만, 지난 2년과 달리 4일 휴식도 없다.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휴식기가 있었던 것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면서 “그만큼 올해는 가용 인원을 넓게 가져가려고 한다. 한 시즌을 치르는데 37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투수쪽에서 선수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고 폭 넓게 투수진을 운용할 뜻을 드러냈다.
한편 넥센전에서 1⅓이닝 2실점한 봉중근은 이날 새로운 구종인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점검했다. 전력투구하지 않고 계획대로 페이스를 올리는 모습이었다. 포크볼로 좌타자 문우람에게 헛스윙을 유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둘만 하다. 봉중근은 스프링캠프에서 좌타자 고전 극복을 다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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