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 우아한 그녀의 변신 '차고 잡고' 아줌마 액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3.20 16: 54

장미희가 이렇게 망가질걸 예상이나 했을까. 가녀리고 우아한 외모와 태도로 등장했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 장미희는 시간이 갈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행동들로 웃음을 주고 있다. 김혜자로부터 발차기를 당할 때는 몰랐던 의외의 전투력은 극에서 은근한 활력소가 되고 있다.
장미희는 KBS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 최근 방송분에서 현숙(채시라 분)을 위해 현애(서이숙 분)의 머리채를 잡는 모란(장미희 분)을 연기했다. 
모란과 현숙은 아버지의 첫사랑과 딸이라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관계임에도 불구 마치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내는 사이. 모란이 죽으려했던 현숙을 구해준 것이 계기였다. 이후 현숙의 엄마 순옥(김혜자 분)의 제안으로 한집에 살게 된 그는 순옥과의 앙숙 ‘케미스트리’로 매번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주인공.

이날 방송에서 모란은 현숙의 기분전환을 위해 함께 미술관에 갔다. 마리(이하나 분)가 준 VIP 초대권을 들고 미술관에 간 두 사람은 전시를 관람했다. 하지만 곧 불청객이 등장했다. 어린 시절 현숙을 퇴학시킨 못된 담임교사 현애가 친구의 전시회를 둘러보기 위해 온 것. 현숙을 마주친 현애는 “아무데나 뿌리고 다니지 말라니까. 요즘은 개나 소나 초대권을 가지고 온다”, "네가 멍청하지만 않았어도 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에 갔을 거다. 중졸로 남지 않았을 거다“, ”쓰레기봉투 줄테니 먹던 거 싸가지고 나가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때 현숙을 구하기 위해 나선 것은 모란이었다. 무표정한 모란은 갑자기 현애의 머리채를 잡으며 “사과하라”고 막무가내로 종용했다.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에 모두가 놀란 가운데, 현애는 그가 누구인지를 물었고, 모란은 “환자다. 현재 요양 중이다. 저분에게 막말한 거 사과하라”며 매서운 모습을 보였다.
모란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현숙 뿐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도 시원한 청량감을 주기 충분했다.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현애는 편견과 허세, 자신만의 기준에 휩싸여 어린 현숙을 학교에서 내몰아버린 비정한 교사로 시간이 지난 후에도 현숙을 무시하고 조롱하며 분노를 자아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매번, 현애의 안하무인 행동에 당하기만 했던 현숙은 드디어 작지만 시원한 복수에 성공해 통쾌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미희는 늘 우아한 부잣집 사모님 캐릭터를 맡아왔다. 뛰어난 미모와 패션 감각이 그런 이미지를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김인경 작가는 장미희가 가진 이 같은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고 비틀어 모란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머리채 사건’ 뿐 아니라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순옥에게 “그런 반지 끼고 어떻게 요리하나 걸리적거려서. 유명한 셰프 중에 그런 반지 끼고 요리하는 사람 못 봤다”고 말하거나 식구들의 근황을 꼬치꼬치 캐묻는 순옥에게 “모른 척 해주는 것도 배려인데 마인드가 촌스럽다”고 일침 하는 그의 모습은 의외의 반전 면모로 인해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 만든다. 
다양한 여성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김혜자와 장미희는 선봉을 이끌어가는 두 축이다. 두 사람이 빚어내는 앙숙 에피소드는 송재림-이하나가 만드는 로맨틱한 에피소드들만큼이나 유쾌하다. 그 중에서도 우아한 사모님의 얼굴의 또 다른 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장미희의 반전 면모는 박수를 쳐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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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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