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럭셔리&스포츠카 업체인 애스턴 마틴이 국내 럭셔리카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해부터 애스턴 마틴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크레송(애스턴마틴 서울)과 내달 전시장을 여는 기흥인터내셔널이 ‘애스턴마틴 서울’ 상호를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0일 기흥인터내셔널은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애스턴 마틴 서울’의 공식 출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 애스턴 마틴 본사의 이사회 의장과 디자인 총괄 책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이사가 참석, 기흥인터내셔널은 자신들이 애스턴 마틴의 공식 수입사임을 강조했다.
패트릭 닐슨(Patrick Nilsson)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이사는 “애스턴마틴 서울과의 금지청구권에서 승소했다”고 밝히며 애스턴마틴 서울의 상호권이 기흥인터내셔널 측에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애스턴 마틴) 공식 딜러 하나뿐”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에 딜러 아니면서 딜러인 척 하는 상표 도용이 일어나는 것”같다고 말했다.

닐슨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애스턴 마틴의 새로운 시장 진출은 수입사를 통해 이뤄지며 이때, ‘애스턴 마틴’ 뒤에 해당 도시의 이름을 붙여 수입사의 상호를 정한다. 이계웅 기흥인터내셔널 CEO는 “애스턴 마틴 서울이라는 명칭은 수입사가 아니라 본사의 소관”이라고 한발 빼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그 동안 ‘애스턴마틴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론칭을 준비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날 행사와 이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만은 ‘애스턴마틴 서울’이라는 표기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애스턴마틴 서울(크레송)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정식 본안 소송이 아닌, 로고에 대한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일 뿐 ‘애스턴 마틴’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기흥인터내셔널의 로고에 관한 가처분 신청으로 최근 전시장의 간판을 ‘크레송 오토모티브’로 바꾼 애스턴마틴 서울도 물러 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스턴마틴 서울(크레송) 관계자는 “’애스턴마틴 서울’이라는 상호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며 “기흥인터내셔널 측에 본안 소송을 진행하라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애스턴 마틴 본사 측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닐슨 이사는 “차를 다른 나라에서 가져와 파는 편법이 있는 거 알고 있지만 본사의 허가를 받지 않은 수입사가 애스턴마틴(명칭)을 쓸 수 없으므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애스턴마틴 서울’이라는 상호 사용에 있어 결정권은 법원으로 넘어갔으며 법원의 판결에 따라 두 업체의 신경전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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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드S, 뱅퀴시, DB9(첫번째 사진, 왼쪽부터)와 패트릭 닐슨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