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혈투 끝에 현대건설을 힘겹게 잡고 플레이오프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IBK기업은행은 20일 오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2승제) 1차전 홈경기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25-14, 10-25, 25-23, 33-31)로 제압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오는 22일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지는 2차전서 이길 경우 챔프전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여자부 역대 플레이오프서는 1차전서 승리한 10팀이 모두 챔프전에 오른 바 있다.
기업은행의 해결사 데스티니 후커는 34점(공격성공률 38.55%)을 기록하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블로킹 2개도 곁들였다. 박정아도 11점을 보태며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반면 현대건설의 에이스 폴리는 35점으로 활약했지만 빛이 바랬다. 범실을 무려 17개나 기록했다. 공격성공률도 36.9%로 데스티니에게 뒤졌다.

기업은행은 이정철 감독의 바람대로 승부처로 꼽았던 1세트서 데스티니 후커가 맹활약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양철호 감독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황연주와 김주하의 리시브가 흔들리고 폴리가 부진하며 기선을 내줬다.
기업은행은 데스티니를 앞세워 1세트서 완승을 거뒀다. 데스티니는 1세트서만 무려 11점을 뽑아내며 현대건설의 코트를 맹폭했다. 경험 많은 세터 김사니의 토스가 적중했다. 김희진은 강력한 서브로 현대건설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김주하와 황연주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설상가상 '주포' 폴리가 1세트서만 범실 6개를 기록하는 등 부진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기업은행은 1세트를 25-14로 크게 이기고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서 현대건설의 리시브가 안정되고, 블로킹이 살아나며 경기 흐름이 급변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황연주 대신 김세영과 고유민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양철호 감독의 전략은 주효했다. 김세영은 세트 초반 블로킹과 속공으로, 고유민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블로킹을 더해 11-4 리드를 이끌었다.
베테랑 한유미도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중요한 순간 공격과 블로킹을 가리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며 기업은행의 추격을 따돌렸다. 폴리의 공격까지 춤을 춘 현대건설은 2세트를 25-10으로 만회하며 균형추를 맞췄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11-11까지 엎치락 뒤치락 승부가 이어졌다. 기업은행이 데스티니를 앞세워 14-11로 달아나자 현대건설도 채선아와 박정아의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양효진의 서브에이스 2개와 속공 등으로 15-14로 전세를 뒤집었다.
박빙의 승부는 계속됐다. 18-18. 19-19까지 팽팽한 흐름은 깨지지 않았다. 해결사는 데스티니였다. 기업은행은 데스티니의 후위 공격으로 23-21로 앞섰다. 현대건설이 23-23으로 추격해오자 데스티니는 다시 한 번 후위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기업은행은 결국 폴리의 후위 공격 범실로 3세트 혈전을 마무리하며 승리에 한걸음 다가섰다.

4세트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부가 이어졌다. 15-15까지 숨막히는 혈전이 펼쳐졌다. 18-18. 코트엔 전운이 감돌았다. 4세트서 승부를 결정지으려는 기업은행과 벼랑 끝에 몰린 현대건설의 추격전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승부는 듀스까지 이어졌다. 30-30까지 승부의 추는 기울이어지 않았다. 결국 기업은행이 미소를 지었다. 박정아와 데스티니의 활약을 앞세워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