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포수 안중열(20)이 시범경기에서 도루 저지 능력을 뽐내며 확실히 눈도장을 찍고 있다.
kt는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8로 패하며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5선발 후보 장시환의 부진, 야수들의 실책으로 초반부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kt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백업 선수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
그리고 kt는 2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경기 운영 능력에서 한계를 보였다. “백업 선수들의 성장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조범현 감독의 걱정이 괜히 나온 건 아니었다. 하지만 백업 포수로 주목받고 있는 안중열의 도루 저지는 인상적이었다. 선발 투수 장시환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많은 안타를 맞았지만, 정확한 송구만은 일품이었다.

안중열의 어깨는 1회부터 돋보였다. 1회초 이명기가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1루에 나간 이명기는 박계현의 타석 때 2루를 훔쳤지만, 안중열이 낮게 깔리는 정확한 송구로 도루를 저지했다. 거의 자연 태그에 가까웠다. 그리고 볼넷으로 출루한 박계현의 리드 폭이 긴 틈을 타 과감하게 1루 견제를 하기도 했다. 결과는 세이프였지만 위협적인 송구였다.
3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브라운이 박정권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안중열은 이번에도 정확하게 2루로 송구하며 브라운을 아웃시켰다. 이날만 2개째 도루 저지. 이후 박정권의 홈런이 나왔다. 브라운이 도루에 성공했다면 2점이 됐을 홈런이었다. 비록 4회엔 임훈에게 타이밍이 완전히 빼앗기며 1개의 도루를 내줬지만, 절반 이상의 도루 저지 성공을 보였다.
이날 경기까지 안중열은 모두 11개의 도루 중 5개를 잡아냈다. 표본이 적지만 무려 4할5푼5리의 도루 저지율이다. 비록 경기 운영 면에선 아직 부족한 모습이지만 정확한 송구만은 1군에서 뛰는 포수만큼 뛰어났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많은 kt 마운드인 만큼 안중열의 도루 저지 능력은 빛을 발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포수 구상에 대해 “용덕한이 중심이 돼줘야 한다”면서 “용덕한-안중열로 갈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안중열은 이제 프로 2년차를 맞는 선수. 그러나 조 감독이 벌써 백업으로 낙점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안중열 역시 “송구 능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더 정확해졌고 공을 빼는 게 빨라졌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안중열이 앞으로 kt 백업 포수로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