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선발투수 3인방이 순조롭게 시범경기를 마쳤다. 예정대로 몸 상태를 끌어 올린 것은 물론, 실전모드로 투구하며 각자의 기량을 증명했다. 이제 시즌에 들어가 활약하는 일만 남았다.
2015시즌 LG 선발진은 루카스 하렐·헨리 소사·우규민이 중심을 잡는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외국인 원투펀치 루카스·소사가 25승 330이닝 이상을 합작하고, 우규민이 지난 2년의 활약을 이어가는 것. 시범경기 초반에는 루카스와 소사가 다소 흔들렸고, 지난해 11월 수술을 받은 우규민의 복귀 시점도 분명치 않았다. 그러나 셋 다 청신호를 밝히며 정규시즌 첫 경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먼저 루카스는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투구패턴을 효율적으로 바꿨다. 지난 8일 대전 한화전과 14일 광주 KIA전에선 패스트볼 계열의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구사했는데, 총 9이닝 동안 사사구 5개를 범했다. 장기인 땅볼 유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볼카운트도 불리했다. 포심·컷·투심 패스트볼을 이용해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음에도, 변화구를 섞으며 너무 완벽하게 타자를 잡으려했다.

하지만 루카스는 지난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변화를 택했고,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75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패스트볼 계열이 64개로 85% 이상을 차지했다. 꾸준히 땅볼을 유도했고, 사사구는 단 하나에 그쳤다. 로케이션도 지난 두 경기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었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은 4⅓이닝 1자책점을 기록한 루카스를 두고 “바뀐 투구 패턴이 좋았다”고 만족했다.
소사도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7일 대전 한화전에선 4이닝 4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고전했지만,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넥센전에선 지난해 활약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싱커의 비중을 대폭 줄였고, 연마 중인 스플리터가 제대로 들어갔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이미 150km를 상회하고 있다.
강상수 투수코치는 “소사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투구를 해줬다”며 “스플리터는 올해 소사의 비장의 무기가 될 것 같다. 자세한 것을 밝힐 수는 없지만, 소사가 스플리터를 통해 지난해보다 더 나은 활약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소사의 2015시즌을 밝게 바라봤다.
복귀 시점이 잡히지 않았던 우규민은 우려를 지웠다. 수술한 몸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두 번의 시범경기에서 가볍게 마운드를 지켰다. 13일 포항 삼성전에서 2이닝 1실점,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3⅔이닝 무실점으로 페이스를 올렸다. 변함없이 정교한 제구력을 뽐내며 2경기 동안 무사사구를 기록했다. 넥센전을 마친 후 우규민은 “현재 컨디션은 70, 80% 정도 되는 것 같다. 아픈 데는 없다. 계획대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 감독은 정규시즌에 앞서 우규민을 한 두 차례 더 실전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세 선발투수의 정규시즌 첫 상대도 확정됐다. 루카스와 소사는 KIA와 광주 개막 2연전(3월 28일·29일)을 책임지고, 우규민은 롯데와의 홈 개막 3연전(3월 31일·4월 1일·2일) 중 한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정확한 날짜가 잡히지는 않았지만, 상대에 맞춰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를 모두 마치면 선발진 5명부터 확정지을 것이다. 이후 등판 순서도 정한다”고 밝혔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