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펜스 공사 지연에 불편한 심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3.21 13: 41

"비시즌 때 뭐하고 이제 와서 그래?".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대구구장 펜스 교체 공사와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구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 펜스를 교체했다. 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쿠션 기능을 갖춘 펜스로 바꿨고 그물망도 녹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꿨다. 하지만 펜스 자재 공급이 늦어지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이 때문에 삼성은 대구구장 대신 포항구장에서 홈 8연전을 치르는 불편함을 겪었다. 구단 내부에서는 "괌 1차 캠프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이어 포항 3차 캠프까지 치렀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오기도.
류중일 감독은 21일 한화와의 시범 경기를 앞두고 "비시즌 때 뭐하고 이제 와서 그래? 정규 시즌 개막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새단장한 펜스에 대해 '쿠션은 좀 괜찮다"고 했지만 공사 지연에 대한 아쉬움은 가시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연전 때 인상적인 문구를 봤다고 했다.
"경기 중 전광판에 '국가안전대진단 집중기간'이라는 안내 문구를 봤는데 아주 좋은 생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언제 어디서 재앙이 발생할 지 모르잖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해야 하는데 우리는 항상 무너진 뒤 하잖아".
삼성 선수들도 "포항 8연전이 정말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정 경기 같은 홈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 소모가 더욱 심했다는 게 그 이유다. 모 선수는 "전훈 캠프를 다녀와서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장기 원정에 나서니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동안 대구구장의 펜스는 충격 완화 기능이 전혀 없었다. 선수들이 뛰어가는 속도를 흡수할 쿠션 장치가 안 돼 있었다. 펜스 쿠션이 움푹 들어가기는 커녕 딱딱한 벽에 맨몸으로 뛰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충격이었다. 오죽 하면 '선수잡는 펜스'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이젠 그 악몽에서는 벗어났지만 공사 지연으로 인한 아쉬움은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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