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항 스틸러스 임대는 신의 한 수였다. 강수일(28, 제주 유나이티드)의 기량이 만개했다.
제주는 21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홈경기서 대전 시티즌을 5-0으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조성환 감독은 데뷔 첫 승을 기분 좋은 완승으로 장식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와 2군 감독을 지낸 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 사령탑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다. 2경기 연속 무승부 끝에 첫 승을 거두며 비상할 채비를 마쳤다.

고른 선수들이 활약했다. 강수일, 로페즈, 배기종 등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격한 공격수들이 날 선 창끝을 과시했다. 로페즈가 1골 2도움, 강수일과 배기종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강수일이었다. 올 시즌 전남 드래곤즈와 개막전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던 그는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종일관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강수일은 1골 1도움 외에도 날카로운 모습을 수 차례 연출했다. 간결한 패스로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우수했다. 지난 시즌 '스틸타카' 포항 스틸러스의 임대가 한 단계 성장한 원동력이 됐다.
강수일은 전반 8분 만에 감각적인 선제골을 뽑아냈다. 배기종이 밀어준 패스의 결을 그대로 살려 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8분엔 감각적인 패스로 로페즈의 추가골을 도왔다. 강수일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로페즈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연결,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제공하며 추가골을 도왔다.
전반 28분엔 감탄을 자아낼만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수비수 3명을 달고 박스 안으로 침투한 강수일은 몸의 중심을 잃은 상태서 골대를 맞히는 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강수일의 번뜩임은 후반에도 여전했다. 후반 9분 상대 수비수 2명 사이서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는 개인기를 선보였다. 41분에도 로페즈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칩슛을 시도하는 등 일취월장한 모습을 뽐냈다.
강수일이 '만년 유망주'를 넘어 제주의 '에이스'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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