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인데 이상하게 응원하게 된다. 밑바닥을 친 인생을 상승시키려는 김성령에게 자꾸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드라마다.
'여왕의 꽃'은 한 여인의 성공기와 파멸을 그린 드라마. 화려하고 높은 곳에 오르고 싶어 발버둥 치는 김성령이 여자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분명 김성령은 극 중 성공에 목마른 처절한 악녀 역할이지만, 그의 고군분투는 이상하게 응원을 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는 김성령이 여자 주인공으로서 민폐 캐릭터는 아니라는 것에 있다. 지난 21일 방송분에서는 함께 일을 하게 된 나 셰프(최은경 분)가 레나정(김성령 분)을 견제했고 레나정은 당하고만 있는 대신 정면으로 돌파했다. 레나정이 미움을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지만, 나 셰프는 이내 얄미운 행동을 하며 레나정의 악행을 이해시켰다.

'여왕의 꽃'은 이미 첫 화에서 레나정이 톱MC로 성공했음을 알렸고, 자신의 비밀이 탄로날까 은퇴를 선언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후 1년 전인 상황으로 돌아가 레나정이 밑바닥부터 올라오는 이야기를 그려내는 중.
시청자들은 레나 정이 성공을 거뒀다는 것을 안 채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레나 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톱 반열에 올라섰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연출 역시 질질 끄는 것 없이 빠른 전개를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하는 중. 자연스럽게 레나정을 응원하게 되는 흐름을 구성했다. 주변 인물인 나셰프 역시 얄미운 행동을 거듭하고 있기에 레나 정을 향한 응원은 더욱 힘을 받았다.
또한 레나 정이 이미 어릴적 불운했던 가정과 밑바닥을 경험했다는 가련한 여인이라는 점도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레나 정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는 어머니와 도망쳐 나온 뒤 보육원에 맡겨졌다. 8살 때부터 혼자서 고군분투 하며 자라온 레나 정에게는 악 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 불운한 인생을 산 레나 정이 꼭대기로 올라서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 중 하나다.
'여왕의 꽃'이 다소 진부한 스토리나 구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김성령 및 이종혁, 윤박, 이성경이 신구조화를 잘 이뤄내는 중이다. 특히 김성령은 극을 이끌어 가는 여주인공으로서 악과 욕망을 완벽하게 열연해 매 회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goodhmh@osen.co.kr
여왕의 꽃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