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내야수 박경수(31)가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다 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박경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kt에 입단했다. 새 출발을 하는 만큼 겨우내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현재까지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특히 5개의 안타 중 2루타가 3개, 홈런이 1개였을 정도로 장타력을 보였다.
팀을 옮기고 가장 큰 변화는 박경수의 타순이다. 박경수는 LG 트윈스 시절 주로 2번 타자 혹은 하위 타순에 배치됐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박경수는 2번 타자로 가장 많은 77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9번(45타석), 8번(30타석), 7번(26타석) 타자 순으로 라인업에 배치됐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박경수는 주로 3번, 5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선발 출전한 경우를 보면 3번 타자로 4경기에 나섰고, 5번 타자로 1경기에 출전했다. 박경수에게는 분명 낯선 타순이다. 그럼에도 박경수는 제 몫을 다 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수원 두산전에선 5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장원준을 상대로 솔로포를 날린 데 이어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만들기도 했다.
아직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중심타선에서 페이스가 좋다. 조범현 감독은 21일 KIA전에 앞서 박경수를 두고 “좋은걸 많이 가지고 있다. 예전에 밖에서 봤을 때도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다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금은 타이밍, 스윙 궤도 등을 바꿨는데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 감독은 박경수의 타순에 대해선 “물어봤더니 ‘LG에선 작전을 대비하고 타석에 들어섰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박경수는 홈런을 15개 이상 칠 수 있는 선수다. 20개 까지도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정도 쳐야 하는 선수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조 감독은 편안하게 스윙할 수 있는 타순에 박경수를 배치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작전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해줬다. 게다가 주전 2루수로 거의 확정된 상황이기에 기량만 마음껏 펼치면 되는 상황이 됐다. 부담을 덜은 탓일까. 박경수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 또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뽐내며 kt의 확고한 주전 2루수로 자리 잡고 있다. 항상 ‘기대주’였던 박경수가 올 시즌엔 kt 유니폼을 입고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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