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00' 조현근-임현준, 드디어 완생되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3.22 06: 30

이제는 권혁(한화)의 이적 공백에 대한 우려는 접어둬도 될 것 같다. 지난해까지 미생에 머물렀던 삼성의 좌완 기대주 조현근과 임현준이 시범경기 내내 완벽투를 뽐내며 류중일 감독의 걱정을 말끔히 해소시켰다.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심했던 건 과거일 뿐. 지금은 '누구를 선택해야 하나' 하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조현근은 삼성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다. 선동렬 감독 시절 꾸준히 등판 기회를 얻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그는 예비역 돌풍을 일으키는가 했더니 부상의 암초를 만났다. 조현근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를 통해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4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25. 시범경기에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21일까지 4차례 등판을 통해 1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0.00.
조현근에게 시범경기 호투 비결을 묻자 "작년보다 던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덕분에 자신감도 커졌고 변화구 컨트롤도 많이 좋아졌다"고 대답했다. "좌타자와 승부할때 커브,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향상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구 평균 구속 또한 4~5km 이상 늘어났다. 이에 조현근은 "구속은 원래 그 정도 나온 것 같은데 다들 예전보다 빨라졌다고 이야기한다"고 씩 웃었다.

조현근에게 올 시즌은 아주 중요하다. 최근 몇년간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던 그는 "올해 제대로 못하면 유니폼을 벗을 생각"이라고 폭탄 선언을 했다. 그만큼 절박한 각오로 맞서겠다는 의미다. 어느덧 서른이 된 그는 "이젠 정말 잘 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구고와 경성대를 거쳐 2011년 삼성에 입단한 임현준 또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임현준이 많이 좋아졌다. 구속은 느리지만 팔스윙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3차례 마운드에 올라 1홀드(평균 자책점 3.00)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도 4차례 등판을 통해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0.00의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비시즌 때 동료 선수들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땀을 쏟아냈던 노력도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투구 자세를 교정한 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임현준의 설명. 그는 양일환 2군 투수 코치의 조언대로 팔높이를 조금 낮췄다. 이후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까지 향상됐고 슬라이더의 위력도 한층 좋아졌단다.
기술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발상의 전환도 호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임현준은 "데뷔 후 계속 제자리 걸음이다. 나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항상 잘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 하루 하루 살았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보니 너무 힘들었다. 조급해지고 쉴때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었다. 마음 편히 하자고 생각한 뒤 많은 게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현근과 임현준은 시범경기 내내 완벽투를 뽐내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직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지난해까지 미생에 머물렀던 이들에게 완생이 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 조현근과 임현준이 뒤늦게 성공의 꽃을 피우며 삼성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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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근-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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