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한 마무리투수였던 켄리 잰슨(28)을 잃은 LA 다저스가 잰슨의 복귀 전까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의미, 그리고 추가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현지 취재진과 만나 마무리 구도에 대해 “특별한 ‘넘버원’ 마무리를 정해두지는 않을 것 같다”라면서 상황에 맞는 기용 쪽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집단 마무리 체제를 시사하는 대목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다저스의 시즌 초반 성적도 상당 부분 좌우될 수 있다.
2012년 팀의 마무리투수가 된 뒤 2012년 25세이브, 2013년 28세이브, 그리고 지난해 44세이브를 올린 잰슨은 스프링캠프에서 발에 수술을 받은 상황이다. 현재 보조대를 풀고 본격적인 재활에 들어갔으나 복귀까지는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다. 빨라도 5월, 늦으면 6월에나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불펜이 약한 다저스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이번 스프링캠프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어떤 선수가 잰슨의 몫을 대신하느냐는 것이었다. 매팅리 감독도 확답을 주지 않은 채 이번 캠프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대로 확실한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무리 경력이 있는 브랜든 리그는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하나의 후보였던 조엘 페랄타, J.P 하웰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에 매팅리 감독은 잰슨이 돌아올 때까지 경기 상황에 맞춰 마무리투수를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세워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역시 페랄타, 하웰, 리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크리스 해처, 더스틴 맥고완 등 이번 겨울 영입한 선수들도 있지만 이들 또한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명의 ‘소방 능력’에도 의구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게 다저스의 고민이다.
결국 투수기용의 권한을 가진 돈 매팅리 감독의 진정한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팅리 감독은 자유분방한 다저스 선수들을 한 곳으로 묶는 ‘보스 기질’에 있어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투수 교체 등 세밀한 야구에서는 약점을 드러내며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이른바 ‘지키는 야구’를 중시하는 앤드류 프리드먼 신임 다저스 야구 부문 사장과의 궁합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흥미롭다.
한편 이번 집단 마무리 체제 시사는 다저스가 새 불펜 투수를 영입할 계획이 없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다저스는 잰슨의 부상 이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등 몇몇 불펜 투수들과 연계됐으나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있는 자원으로 잰슨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하는 다저스가 시즌 초반을 어떻게 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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