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찾아라' 현지는 궁금증 폭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22 06: 00

강정호가 사라졌다?
피츠버그 담당 기자들이 강정호(28, 피츠버그)를 찾기 위해 부산을 떨었다. 경기장에 나와야 할 강정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디어 인터뷰까지 정중히 고사한 채 묵묵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피츠버그 트리뷴’의 피츠버그 담당기자인 랍 비어템프펠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강정호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비어템프펠에 의하면 강정호는 22일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었다. 비어템프펠은 이 라인업이 21일 저녁 공개됐다고 밝혔다. 그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경기 전 강정호가 어떠한 사정에 의해 라인업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이어 비어템프펠은 “강정호는 경기 전 그라운드에도 보이지 않는다. 피츠버그는 그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역시 전날 저녁 라인업을 확인한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스티븐 네스빗 역시 “원래 라인업에는 강정호가 있었다. 하지만 강정호 대신 구스타보 누네스가 (라인업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경기장에 있었던 피츠버그 담당기자 트래비스 소칙 또한 트위터를 통해 “강정호는 경기를 앞둔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라고 확인했다.
라인업에서 빠진 경우, 보통 현지 기자들은 선수들에게 직접 그 사유를 묻는다. 그러나 강정호는 이날 아예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이 커졌다. 여기에 강정호는 21일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까지 미디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현지에서는 “자신에게 몰리는 관심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말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으니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를 얻을 곳이 없는 셈이다. 소칙은 “미스터리 맨이 더 미스터리해지고 있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메이저리그(MLB)는 노사협약에 따라 부상이나 이동 등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 지정된 시간에는 접촉을 원하는 미디어와 만날 의무가 있다. 1이닝 8실점을 한 선발투수도 미디어 앞에 서 경기 내용을 괴롭게 복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황에서 강정호의 이런 선언은 현지 언론으로부터도 흥미로운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원래 출전 예정이었던 강정호는 이날 라인업에서 완전히 빠졌다. 주전 2루수 닐 워커가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1루에는 코리 하트, 유격수 자리에는 누네스, 3루에는 션 로드리게스가 각각 선발 출전했다. 강정호는 벤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해답은 클린트 허들 감독이 경기 후 들려줬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이날 갑작스레 라인업에서 빠진 이유와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상은 아니다"라면서 "일반적인 훈련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컨디션 조절, 그리고 전체 선수들의 휴식일 배분에 의한 일상적인 휴식이었다는 것이다. 강정호의 소식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던 현지 언론들의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한편 23일 휴스턴과의 시범경기 출전 명단에서도 강정호의 이름은 없다. 조디 머서가 선발 유격수로, 조시 해리슨이 선발 3루수로 출전한다. 일단 21일 경기에 출전했기에 로테이션에 따라 휴식을 가지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강정호는 21일까지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1할3푼, 출루율 2할5푼9리, 장타율 3할4리, 1홈런, 1타점, 3볼넷, 9삼진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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