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관중이 코트에 물병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주 동부는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82-74로 눌렀다. 시리즈를 1승 1패로 양분한 두 팀은 오는 23일 인천에서 3차전에 돌입한다.
치열한 승부처였던 4쿼터에 사건이 발생했다. 리카르도 포웰은 4쿼터 종료 7분여를 남기고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아 퇴장을 명령받았다. 흥분한 전자랜드 벤치는 항의를 계속하다 추가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순식간에 자유투와 공격권까지 얻은 동부는 종료 6분 38초전 71-57로 달아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 때 흥분한 한 관중이 코트에 물병을 투척했다.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다행히 물병은 코트가 아닌 본부석 근처에 떨어져 경기진행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았다. 물병에 맞은 사람도 없었다. 동부 관계자는 즉시 해당 관중을 찾아 퇴장조치를 했다.
지난 2012년 안양에서 개최된 동부와 KGC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코트에 음료수캔 두 개가 투척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하지만 당시 투척을 한 팬이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다. 동부는 2011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물병을 투척한 팬을 찾아내 응원단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
코트에 물병이 투척되면 경기진행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물병에 사람이 맞는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리 억울한 상황이 있더라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농구장은 출입 시 별다른 소지품 검사를 하지 않는데다 관중석과 코트의 거리가 가까워 선수들이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NBA는 관중들이 외부 음식물이나 총기를 가지고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철저히 가방과 주머니를 검사하고 있다. 경기장 내에서 판매하는 음료는 캔이 아닌 종이컵에 담아서 판매한다.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사각지대에 놓인 KBL이 시설물 관리와 경기장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시점이다.
KBL은 경기진행을 방해하는 팬이 나타나도 딱히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KBL 관계자는 “경기 진행에 관한 책임과 관리는 홈팀에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지난 1월 1일 하승진은 서울 삼성전에서 여성관중의 야유에 격분해서 해당 관중에게 다가가다가 진행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당시 하승진은 경기 중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맞아 코뼈가 내려앉는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결국 하승진은 KBL로부터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여성팬의 경우 아무런 제재조치를 받지 않았다.
KBL은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명확한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농구팬 역시 성숙한 관전문화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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