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5선발 후보인 백인식(28)이 마지막 테스트 무대에서 호투하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김용희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만한 투구였다.
백인식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비교적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정예 선수들을 모두 내보낸 넥센 타선과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며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시범경기에서 갈수록 좋은 피칭을 한 백인식은 이제 최종결정권자인 김용희 감독의 ‘선택’을 기다린다.
오키나와 캠프 당시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5선발 후보였던 백인식은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이 10.29까지 치솟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7이닝에서 홈런을 5개나 허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투구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김용희 감독도 “제구가 되지 않는다”라며 유보적인 평가를 드러냈었다. 그러나 백인식은 말 그대로 ‘마지막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넥센 정예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펼쳤다. 3회 2사까지 퍼펙트 행진이었다. 1회에는 1사 후 이택근 유한준을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147㎞에 이르는 빠른 공이 돋보였다. 2회에도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스나이더를 우익수 땅볼로 잡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3회에는 2사 후 김재현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으나 서건창을 루킹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119㎞짜리 커브가 서건창의 허를 찔렀다. 4회에는 첫 실점을 했다. 선두 이택근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유한준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가 됐다.
여기서 수비수들의 도움이 대량실점을 막았다. 박병호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2루수 나주환이 몸을 날려 걷어내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고 김민성의 좌전안타성 타구는 유격수 김성현이 막아내며 1실점으로 선방했다. 투아웃을 잡은 백인식은 스나이더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4회를 마쳤다.
0-1로 뒤진 5회에는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선두 이성열에게 볼넷을 내준 백인식은 김하성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침착했다. 김하성을 1루수 땅볼로 잡은 백인식은 김재현을 루킹삼진으로 처리하고 위기를 헤쳐나갔다. 그리고 서건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5회를 넘겼다.
백인식은 6회 또 다른 5선발 후보인 고효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정도까지 나오는 등 정상적인 몸 상태를 과시했다. 투구수는 71개로 경제적이었다. 간혹 제구가 흔들리는 부분은 있었지만 장타력이 있는 넥센 타선을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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