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 수비’ 김하성, 염경엽 낙점 받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22 15: 29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떠나간 자리에 대한 고민이 적잖은 넥센이 김하성(20)의 가능성에 고무되고 있다. 공격은 아직 보완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수비에 있어서는 큰 믿음감을 심어주고 있다. 마지막 시범경기는 왜 김하성이 넥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는지 여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올 시즌 넥센의 주전 유격수 후보 중 하나인 김하성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8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타격 성적은 2타수 무안타로 그리 특별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발군의 활약을 선보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비 안정감은 팀 내 최고라는 염 감독의 눈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이날 넥센의 선발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었다. 밴헤켄은 전체적으로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선수다. 구위가 좋고 노련한 위기관리능력을 갖춰 상대적으로 내야 안에서 플레이가 끝날 확률이 높은 투수이기도 하다. 때문에 염 감독은 “밴헤켄이나 피어밴드가 선발로 나설 때는 땅볼이 많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수비가 좋은) 김하성이 선발로 나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김하성에게 찾아온 유격수 땅볼은 총 6개. 2회 브라운 타석, 3회 김재현 타석, 4회 김성현 타석, 5회 허웅 타석, 그리고 6회 김재현의 타석이었다. 현재 문학구장의 내야는 아직 땅을 다진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딱딱한 상황. 타구가 빨리 굴러오는 여건인데 김하성은 안정된 수비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물 흐르는 듯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특히 6회 김재현의 타구를 감각적으로 걷어낸 것은 탄성을 자아내는 수비였다. 중견수 방면으로 빠질 수도 있을 법한 타구였지만 정확하게 위치를 선정한 김하성은 공을 걷어냈고 곧바로 1루에 정확히 송구하는 고난이도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7회 1사 후 박재상의 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구 실책을 범하기는 했지만 송구 이전까지의 스텝은 매우 이상적이고 또 경쾌했다.
염 감독은 22일 경기 전 “강정호의 공백은 다 같이 메워야 한다. 어떤 선수 하나가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러면서 김하성을 중용하고 상황에 따라 윤석민 김지수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찌됐건 김하성의 수비력은 넥센의 올 시즌 구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혹독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지만 김하성을 바라보는 넥센의 기대는 우리 생각보다 높은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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