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넥센의 개막전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된 ‘에이스’ 앤디 밴헤켄(36)이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을 모두 무실점으로 끝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 밴헤켄의 시선은 오는 28일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으로 향한다.
밴헤켄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 5⅓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8일 kt전에서 3이닝 무실점, 15일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밴헤켄은 이날 경기까지 총 세 경기에서 단 4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는 역투를 펼쳤다. 지난해 20승이 괜한 성적이 아니라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났다.
1회 박계현을 3루수 직선타, 김성현을 3루수 땅볼, 박정권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한 출발을 알린 밴헤켄은 2회에도 브라운을 유격수 땅볼로, 박재상을 헛스윙 삼진으로, 나주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3회에는 1사 후 허웅에게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으나 김재현을 유격수 땅볼, 박계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팀이 1점을 뽑아 1-0으로 앞선 4회 마운드에 오른 밴헤켄은 김성현을 유격수 땅볼로, 박정권을 중견수 뜬공으로, 브라운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고 순항을 이어나갔다. 5회에는 1사 후 나주환엑 우전안타와 도루를 허용하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임훈을 삼진으로, 허웅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밴헤켄은 6회 선두타자 김재현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이날의 임무를 마쳤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왔고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투구수가 다소 적기는 했지만 몸 상태는 최고조임을 과시했다. 염 감독은 자신감도 드러냈다. 염 감독은 22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개막전 선발을 미디어데이에 공개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 개막전 선발은 다 알지 않느냐. 밴헤켄이다”라고 미리 못 박아버렸다. 그만큼 밴헤켄의 기량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중으로 해석할 만했다.
밴헤켄은 지난해에도 넥센의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2014년 3월 29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나가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역사적인 20승의 첫 시작이 개막전이었다. 올해도 시범경기 기세를 이어가 넥센 홈팬들에게 개막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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