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 더비’ 정작 김두현은 웃지 못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22 15: 51

‘김두현 더비’서 김두현(33, 성남FC)이 패배의 쓴맛을 봤다.
성남 FC는 2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맞아 염기훈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1무 2패의 성남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다. 2승 1패의 수원은 3위로 점프했다.
‘김두현 더비’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까지 수원에서 뛰었던 김두현은 친정팀 성남으로 전격 컴백했다. 시민구단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노리는 성남의 과감한 투자였다. 성남에서 즉시 미드필드의 핵심으로 떠오른 김두현이 또 다른 친정팀을 상대로 얼마나 활약할지 관심거리였다. 

경기 전 김학범 성남 감독은 김두현에게 따로 지시를 한 것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 안 해도 된다. 훈련량이 적어 체력문제가 있다. 2경기를 뛰고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뛸수로고 괜찮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삼성시절과는 차이가 있지만 경기력은 비슷하다”며 무한신뢰를 보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생각이 조금 달랐다. 모든 것이 갖춰진 수원에서 자기 역할만 하는 것과 성남에서 주도적으로 미드필드를 이끄는 상황은 다르다는 것. 서 감독은 “성남 스쿼드가 예전 같지 않다. (김)두현이가 힘들 것”이라며 성남의 전력을 평가했다.
김두현은 악착같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 동료였던 수원 선수들과 거친 몸싸움을 주고받았다. 김두현은 전반 20분 강력한 30m 중거리포를 쐈다. 그는 35분 정대세의 공을 뺏어 실점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의 스포트라이트는 염기훈이 독차지했다. 전반 46분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쏜 염기훈은 후반 5분 다시 추가골을 터트렸다. ‘왼발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대활약이었다.
반면 성남은 후반 14분 김두현이 올려준 절묘한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후반전 김두현은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동료들이 받쳐주지 못했다.
성남은 후반 24분 황의조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오히려 수원이 추가시간 카이오가 한 골을 더 넣었다. 친정팀과의 첫 맞대결서 패한 김두현은 끝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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