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 kt, 희망과 숙제 공존한 시범경기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3.23 06: 15

kt 위즈의 전력이 시범경기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예상대로 부족했던 부분도 의외로 잘 만들어진 부분도 있었던 kt다.
kt는 시범경기서 4승 8패를 기록하며 9위에 머물렀다. kt는 지난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0-5 영봉패를 당했다. 바로 다음날(8일) 경기서도 4-10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역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kt는 11일 마산 NC전서 1-0 영봉승을 거두며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팀도 점차 구색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kt가 비교적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의 힘이 컸다. kt는 시범경기 12경기서 팀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리그 7위를 마크했다. 팀 성적 9위에 비해 좋았고, 특정 선수 몇몇이 많은 실점을 한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선발진에선 외인 투수 필 어윈은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40(15이닝 4실점)으로 호투했다. 옥스프링은 5⅔이닝 만을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특히 4번째 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박세웅은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11이닝 무실점)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고졸 2년차 투수답지 않은 공격적인 피칭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좌완 앤드류 시스코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그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10.29(14이닝 16실점)으로 흔들렸다. 무려 23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최종전이었던 22일 경기서는 5이닝 7실점. 패스트볼 구위를 점검하기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찜찜함이 남았다.
불펜진에서도 희망과 숙제가 공존했다. 먼저 불펜진의 중심 중 하나인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는 4경기서 5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렇다 할 위기도 많지 않았다. 여기에 좌완 이창재도 4경기에 등판해 가능성을 남겼고, 이준형이 5경기서 5⅔이닝 무실점, 이성민은 6경기서 1홀드 2세이브를 올리며 셋업맨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시범경기 최종 2연전에선 ‘좌완 스페셜리스트’ 윤근영이 발목 부상에서 복귀하며 2경기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불펜진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는 여전히 고민이다. 일찌감치 마무리로 낙점된 김사율이 5경기서 4이닝 5실점으로 불안했다. 특히 마지막 등판 2경기서 모두 실점하며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성민이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그래도 믿고 가야할 것 같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 김사율이 제 페이스를 찾아줘야 kt 불펜진이 안정된다.
공격력은 여전히 의문을 남겼다. 조 감독은 이전부터 타격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리고 시범경기서 팀 타율 2할1푼9리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아직 타선의 짜임새가 부족해 보였다. 그래도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면 7개의 홈런과 살아나고 있는 베테랑들의 방망이다. 조중근이 타율 4할5푼(20타수 9안타), 박기혁이 3할8푼1리(21타수 8안타), 박경수가 2할9푼4리(17타수 5안타) 등으로 활약했다. 심심치 않게 장타도 때려냈다. 그러나 아직 장성호, 김상현의 페이스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것이 단점.
그래도 테이블세터로 기대를 모았던 김사연은 출루율이 아쉬웠지만 시범경기서 타율 2할6푼1리(46타수 12안타) 2홈런 2타점 3도루로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앤디 마르테가 2홈런, 박경수, 윤도경, 장성호가 각각 1홈런씩을 쏘아 올리며 팀 홈런 7개를 기록했다. 최종전에서 윤석민을 상대로 홈런을 날린 마르테의 정규시즌 활약도 기대해볼 만 하다.
그러나 kt의 가장 큰 숙제는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다. kt는 시범경기를 통해 이지찬, 심우준, 김진곤 등 다양한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1군 투수들을 상대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아쉬웠다. kt는 박기혁-박경수 키스톤 콤비와 마르테, 신명철 등 베테랑들이 안정감 있는 수비를 뽐냈다. 그러나 백업들의 실책이 종종 나왔다. kt 야수들이 시범경기서 저지른 10개의 실책 중 9개는 백업 선수들이 기록한 것이었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어찌 됐든 kt의 전력은 ‘수준 이하’는 아니었다. 주변의 걱정의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형님 구단들과 대등하게 싸우는 모습을 연출했다. 시즌 초반 부족한 점을 다듬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다. 과연 kt가 약점을 보완해 올 시즌 돌풍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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