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 서울 감독의 궁여지책 혹은 무리수가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에게 먹히지 않았다.
FC 서울은 22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원정 경기서 김승대에게 2골을 내준 뒤 윤주태가 뒤늦게 1골을 만회했으나 1-2로 패했다.
서울은 개막 후 3연패의 수렁에 허덕이며 11위에 머물렀다. 울산, 전북, 포항 등 리그 강호들과의 연전이었으나 내용과 결과를 모두 놓치며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주력 자원인 윤일록과 차두리, 정조국을 명단에서 아예 제외했다. 뒷마당의 구심점인 김진규와 수문장 김용대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대신 신인 공격수 김민혁 등 백업 자원들이 기회를 잡았다.
궁여지책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개막 후 정규리그 2연패에 빠졌다. 안방에서 열린 웨스턴 시드니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서도 무기력한 경기 끝에 0-0으로 비겼다. 변화가 필요했다.
최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은 채 젊은 피를 수혈했다. 그는 경기 전 "한 시즌 전체를 봐야 한다. 분위기가 안좋아 반전을 꾀하려고 신선한 선수들을 내보냈다. 의외의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간 휴식기 전에 최적의 조합을 구성해야 한다. 축구에서 이름값은 통하지 않는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최 감독의 강단있는 결정은 결과적으로 무리수가 됐다. 이날 서울은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후반 막판 뒤늦은 공세와 함께 윤주태가 1골을 만회한 것을 제외하곤 시종일관 무기력했다. 서울 서포터즈인 '수호신'이 '정신차려 서울!'을 외쳤을 정도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기존 선수들이 상당히 지쳐있어 체력 안배 차원에서 뺐다. 신인 선수들을 초반에 실전 투입하면서 발전을 노렸다. 이날의 부족함이 더 나은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감독은 "전반 상대의 압박에 힘이 부쳐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또 김승대의 움직임을 체크하지 못했다"면서 "실점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후반 들어 조금 더 여유있게 침착하게 하자고 주문했는데 추가 실점 이후 무너졌다"고 아쉬워했다.
최 감독은 이어 "시즌 초반 3연패의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들의 준비 과정이 느슨했다"면서 "선수들이 심각한 위기 의식을 갖고 3경기를 잊은 채 다시 새로운 각오로 시작해야 한다. 2주 휴식기 동안 잘 추슬러서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의 비책은 궁여지책이었을까 아님 무리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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