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도중 턱관절 미세골절로 귀국한 노경은(31, 두산 베어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선수 본인은 4월 내 복귀까지 자신하고 있다.
부상 후 턱을 고정하기 위해 입 안에 와이어를 넣었던 노경은은 23일 병원에 가 검진을 받고 결과가 좋으면 와이어를 뺀다. 그러면 곧 음식을 씹을 수 있게 되어 영양 섭취가 용이해지고, 복귀 준비에도 탄력이 생긴다. 현재는 낙관적인 상태다. 이날 와이어를 푼다면 예정된 6주보다 1주가량 빠른 것이다.
노경은은 지난 22일 전화통화에서 “몸 상태가 상당히 좋다. 회복도 빠르다. 현재 30m 거리에서 8~90% 힘으로 던지고 있다. 와이어를 풀고 롱 토스를 한 뒤 피칭까지 하고 싶다”고 근황을 알렸다. 피칭에 돌입하면 1군 복귀까지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노경은의 의견이다.

매우 빠른 회복속도다. 지난 12일 잔류조에 합류했을 때는 네트 스로우(가까운 거리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고 릴리스 포인트를 생각하며 그물에 공을 던지는 것) 정도만 가능했지만 열흘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은 30m 떨어진 곳에서도 공을 던지는 단계까지 왔다.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충분히 짐작된다.
구단에서는 노경은이 급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 역시 “투수다 보니 몸 만드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노경은 본인은 “근력은 하기 나름이다. 지금까지 근력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었고,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구단에서 조심하라고 했으니 이곳(이천 잔류조)에서 코치님들과 상의하며 준비할 것이다”라며 괜찮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노경은이 자신감을 가질만한 이유도 있다. 아직 입 안에 와이어가 있어 음식을 씹지는 못하지만, 구단에서 영양 보충에 신경을 써줘 살이 많이 빠졌을 때보다는 체중이 불었다. 노경은은 “잔류조에 합류하면서 살도 1.5kg 정도 쪘다. 주방장과 트레이너가 상의해서 식단에도 신경을 써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무게의 경우 부상 직후 많이 빠졌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을지 모른다. 노경은은 “원래 미국에서 감량하던 중이었다. 당시 2~3kg 빼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88kg로 맞추려고 했는데 이제 3kg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음식을 직접 섭취할 수만 있다면 점진적으로 몸무게를 늘리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팀이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던 2월 말 미야자키를 방문했을 당시 노경은은 꼭 4월에 돌아오겠는 강한 다짐을 내보였다. 그 다짐은 지금도 유효하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느낌이 좋다. 퓨처스 팀 코칭스태프가 여부를 판단해주시겠지만, 4월이면 경기에 나가는 것도 가능한 상태가 될 것 같다”고 말하는 노경은의 목소리는 전보다 많이 밝아졌다.
이현승이 부상으로 시즌 초 이탈이 불가피해지고 더스틴 니퍼트도 골반 통증으로 개막전 선발 여부가 불투명해 두산 마운드는 초반 비상에 걸렸다. 이러한 상황에 노경은의 복귀 준비가 순조롭다는 소식은 천군만마와도 같다. 돌아올 노경은이 언제쯤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라 두산을 구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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