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감독 "좌익수, 이젠 행복한 고민이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23 13: 00

외야 한 자리를 놓고 벌써 3년 째 고민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도 스프링캠프부터 계속 좌익수 후보들을 시험했다. 시범경기에도 테스트는 계속됐는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두드러지게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우익수 손아섭, 중견수 짐 아두치는 확정됐지만, 좌익수는 여전이 이종운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좌익수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수 3명은 김대우와 김민하, 하준호였는데 이 감독은 3명 모두 '투쟁심이 부족하다'면서 2군으로 내리는 처방을 내리기까지 했다. 대신 1군으로 올린 김문호와 조홍석 등을 테스트 해보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이 감독은 "좌익수 후보 가운데 공격 쪽에서 괜찮은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개막전 중견수로 이우민을 쓰고, 좌익수로 아두치를 보내 수비를 보강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 1주일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김대우와 김민하 2명의 좌익수 후보들이 시범경기 마지막 주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한 것. 김민하는 김민하는 17일 삼성전과 19일 한화전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이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게다가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능력까지 선보였다. 여기에 자극받은 김대우는 19일 한화전부터 21일 NC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맞불을 놓았다.
시범경기가 모두 끝난 시점에서 김대우와 김민하의 성적은 돋보인다. 김대우는 24타수 8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3홈런 4타점을 올렸다. 비록 삼진 8개를 당하긴 했지만, 시범경기 OPS만 따지면 1.152나 된다. 김민하는 16타수 5안타 타율 3할1푼3리에 홈런 2개를 쳤다. 삼진 7개를 당한 가운데 OPS는 1.077이다. 표본은 적지만, 인상적인 활약임에는 틀림없다.
이 감독 역시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시범경기가 끝난 뒤 이 감독은 "이제는 외야수 한 자리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불과 1주일만에 이 감독이 원했던 공격력을 갖춘 외야수들이 적지 않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딱 한 명만 나오라고 내심 기대했던 롯데 코칭스태프는 이 감독 말처럼 여러 후보를 놓고 고를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역시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대우와 김민하. 공격력은 김대우가, 수비력은 김민하가 낫다. 이 감독은 "누가 주전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좌우(투수)에 따라서 번갈아가며 기용을 할 것이다. 김대우는 수비가 조금 아까운데, 그것만 된다면 우리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고 많은 걸 해줘야 할 선수다. 하준호 선수도 기량이 많이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무적인 건 나머지 후보 외야수들의 성적도 훌륭하다는 점이다. 김문호는 9타수 3안타 타율 3할3푼3리, 이우민은 10타수 3안타 타율 3할, 하준호는 11타수 3안타 1홈런 타율 2할7푼3리, 조홍석은 8타수 2안타 타율 2할5푼을 각각 기록했다. 각자 장점이 다른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이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경쟁을 유도했는데 성과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다. 10경기 안팎으로 선수 능력을 온전히 판단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롯데는 시범경기를 통홰 외야 문제해결의 희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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