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 리그의 예고편 격인 시범경기가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총 60경기로 치러진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는 넥센의 창단 첫 시범경기 우승으로 끝났다. 각팀은 시범경기에서 경쟁자들과 유망주들을 각각 시험해보기도 하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을 점검해보며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지만 각팀마다 보완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리그 트렌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바뀐 모습이다. 무엇보다 올해 KBO의 최우선 목표였던 경기 시간 10분 단축이 시범경기에서는 일단 현실화됐다. 올해 시범경기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49분으로 지난해 시범경기 때(3시간 1분)에 비해 12분 짧아졌다.

경기당 투구수는 지난해 297.3개(총 1만4866개)에서 올해 285개(총 1만7102개)로 경기당 12.3개 정도가 줄었다. 선수들의 타석 입장시 음악 시간 제한, 논란이 많았던 타석 이탈시 자동 스트라이크 부여 등 다양한 스피드업 규정들이 논의된 결과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은 경기 시간이 짧아진 근본적인 이유를 지난해 심각했던 타고투저의 완화로 꼽고 있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야구는 투수가 잘하면 당연히 빨리 끝난다. 미봉책 같은 대책을 만드는 대신 선수들을 잘 키우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시범경기 전체 평균자책점은 3.95로 지난해(4.83)에 비해 0.88이 떨어졌다. 한 경기 당 1점 씩을 덜준 셈. 타자들의 전체 타율은 지난해 2할6푼4리에서 올해 2할5푼으로 1푼4리 하락했다. 경기당 삼진은 1.7개가 늘었고 경기당 볼넷은 1.5개가 줄었다. 투수들의 공격적인 피칭이 효과를 보였다.
시범경기는 컨디션에 예민하고 페이스 조절이 늦은 투수들보다 타자들의 기량이 더 월등한 편이지만 이번 시범경기는 다른 모습이었다. 10개 구단으로 늘어나는 첫 해기 때문에 타고투저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아직 새로운 투수들에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신생팀 kt는 팀 평균자책점 4.46(7위)로 비교적 선전했다.
지난해 유난히도 극심했던 타고투저를 겪으면서 많은 투수들이 상처를받았고 코칭스태프들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 올해 시범경기에서의 타고투저 완화라고 한다면 너무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히 투수와 타자의 싸움에 굳이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현장의 논리는 확실히 전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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