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를 4위로 마무리했다.
롯데는 22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12경기에서 7승 5패를 거둔 롯데는 LG 트윈스와 함께 시범경기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시즌 성적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단순히 승률만으로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는 이르다. 그렇지만 여러 지표가 롯데의 올 시즌 희망을 말해준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팀 평균자책점이다. 롯데의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2.78로10개 구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이다. 볼넷 허용도 21개로 가장 적었고, 탈삼진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롯데가 캠프 기간동안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마운드 안정이다. 특히 물음표 투성이 선발진은 롯데의 올 시즌 성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2명의 새로운 외국인투수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준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선발 후보들의 호투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6경기에 출전, 4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좌완 불펜 심규범은 이번 시범경기 롯데의 발견이다.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지는 않지만,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은 건 분명 좋은 현상이다. 작년 시범경기 BB/K(볼넷/삼진 비율) 1위와 2위는 각각 삼성과 NC였는데,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는 NC가 차지했고 2위는 삼성이 가져갔다. BB/K 비율이 좋다는 건 투수들의 기량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이야기인데, 올해 시범경기 1위는 롯데가 차지했다.
과제는 정규시즌에도 이러한 투구를 이어가는 것. 염종석 투수코치는 "캠프 기간동안 젊은 투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많이 강조했다. 타자가 친다고 전부 다 안타가 되는 건 아니다. 공격적으로 던지라는 주문을 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그렇지만 정규시즌은 다르다. 실전에 들어가서 어떻게 던지는지를 봐야 한다"고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실책이 적은 것도 고무적이다. 타격은 컨디션에 따른 기복이 있기 마련이지만, 수비와 주루는 기복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와 주루 모두 재능보다는 기본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롯데는 팀 실책 3개로 삼성과 함께 가장 적은 실책을 저지른 팀이었다. 롯데는 시범경기 팀 도루 9개로 전체 5위였지만, 이 감독은 "도루는 아직 보완할점이 있지만, 선수들의 공격적인 주루는 마음에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가 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부분은 팀 홈런. 18개를 담장 너머로 날리며 1위에 올랐다. 그렇지만 오늘 10점 내고 다음 날 안타 2개만 칠 수도 있는 게 야구다. 대신 마운드와 수비, 주루는 기복이 적다. 분명 롯데는 시범경기를 통해 희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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