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선후배 관계인 이범호(34, KIA 타이거즈)와 안지만(32, 삼성 라이온즈)가 훈훈하게 작은 신경전을 벌였다.
두 선수는 23일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참석했다. 10개 팀의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구 경운중학교 2년 선후배 관계이기도 한 둘은 팬들 앞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먼저 시작한 쪽은 이범호였다. 이범호는 “내가 중학교 3학년일 때 지만이가 1학년이었다. 그때 잘 치라고 한창 배팅볼도 잘 던져주고 했는데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어 좋다”며 어느새 리그 대표 셋업맨으로 성장한 후배 안지만을 칭찬했다.

하지만 안지만을 상대하기 힘들어 고민이 있었다. 이범호는 “지금도 잘 치라고는 하는데 기합을 넣어서 치기 힘들다. 기합이 크면 빠른 공이 와야 하는데 커브도 오고 포크볼도 온다. 기합소리를 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신만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후배 안지만은 양보하지 않았다. “소리가 나는 것은 던지다 보면 나오는 버릇이다. 빠른 공만 던져도 소리가 나겠지만, 변화구도 소리가 난다. 어쩔 수 없다”고 맞받았다. 공 하나 하나에 온 힘을 담아 던져야 하는 불펜투수로서는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안지만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안지만은 이어 절친한 선배 이범호에게도 양보할 마음이 추후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안지만은 “경기장 밖에서는 아니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선배도, 친구도 없다. 부모님이 와도 삼진으로 잡을 것이다”라며 다시 만나도 이범호와 전력으로 상대하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nick@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