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캠프', 톱스타 게스트 필요없는 이유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3.24 06: 58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톱스타 게스트가 없다면? 그래도 진짜 힐링은 가능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힐링캠프'는 '김제동의 힐링 토크콘서트' 편으로 꾸며졌다. 매주 등장하던 톱스타 게스트가 아닌 500명의 게스트와 김제동만이 함께한 특집이었다. 물론 이 500명은 평범한, 그러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었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소통으로 시작해 소통으로 끝났다. 마이크는 김제동에게만 주어져 있지 않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픈 방청객 누구에게나 주어졌다. 김제동은 김제동의 이야기를 하고, 또 방청객은 방청객의 이야기를 했다. 고민 상담을 한다거나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대화하며 웃고 위로하는 것이 이날 방송의 최종 목표였다.

그런 가운데 웃음과 감동이 함께 생겨났다. 남편의 '갑질'을 고발한다는 50대 주부는 뜬금없는 알타리 무 에피소드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 김제동에게 구애를 했다가 금세 마음을 접은 고 3 수험생과 그의 어머니 또한 모두를 폭소케했다. 이와 동시에 사람을 무서워하는, 대인기피증 증세를 보이는 한 10대 남학생에게는 500명과 1명의 김제동이 도우미가 됐다. 모두가 이 남학생을 바라보며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도록 노력하며 예상치 못했던 감동을 선사했다.
'힐링캠프'는 사실 매주 톱스타 게스트들이 출연하는 대표적 토크 예능이다. 그동안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을 가리지 않고 평소에 TV에서 잘 만나보지 못했던 이들이 '힐링캠프'를 찾았다. '힐링캠프'는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프로그램처럼 비쳐졌다.
물론 시청자는 톱스타가 털어놓는 특별한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화려해보이는 삶 뒤에 숨은 고충,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날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힐링캠프'에 톱스타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진정한 힐링에 톱스타의 출연 여부는 관계 없었다.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힐링캠프'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인 힐링은 달성됐다.
'힐링캠프' 측은 이날 방청을 위해 모인 500명의 시민들을 방청객이라 표현하지 않았다. 대신 500명의 게스트라고 칭했다. 유명하거나, 돈을 잘 벌거나, 기구한 사연을 가진 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힐링캠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힐링캠프'가 바라는 힐링이란 특별한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mewolong@osen.co.kr
'힐링캠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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