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은 참 좋은 배우다. 액션 사극 멜로 코미디 등 어떤 장르든 맞춤 소화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장혁표 멜로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설렘 주의보'를 내릴 정도로 애잔하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 연출 손형석 윤지훈) 19회에서는 왕소(장혁 분)가 신율(오연서 분)과의 하룻밤 혼인으로 국혼법을 어겼다는 주장 때문에 옥에 갇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대로 옥에 있다간 두 사람 모두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
왕소는 정종(류승수 분)과 함께 태조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고 왕식렴(이덕화 분) 등 반역 무리를 처단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왕식렴이 왕소와 신율의 하룻밤 혼인을 문제 삼으면서 곤경에 처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신율이 냉독 때문에 위험해졌다는 것. 신율은 어린 시절 얼음물에 빠진 이후 온 몸에 냉독이 박혀, 아프거나 추운 밤 밖에 오래 있으면 생명이 더욱 더 위태로워지는 상황이었다. 왕욱(임주환 분)은 청해상단을 찾아가 백묘(김선영 분)에게 약을 받아 신율에게 건넸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왕소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신율에게 함께 도망가서 살자는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신율이 행여나 잘못될까 노심초사 살폈다. 하지만 신율은 결국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왕소는 오열하면서 신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를 예고했다.
장혁은 왕소의 맞춤형 배우다. 액션과 멜로, 그리고 사극 연기까지 빼놓지 않고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 복면을 쓰고 육탄전을 벌이거나, 신율과 알콩달콩한 장면을 연출하거나 모두 소화 가능했다. 더불어 특유의 그 호탕한 웃음이 그만의 캐릭터로 자리 잡으면서 장혁만의 특별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신율의 위급 상황을 알고 사색이 돼서 오열하며 함께 괴로워하는 왕소의 모습은 장혁의 섬세한 연기와 애틋한 눈빛으로 더욱 애절하게 완성됐다. 날카로운 눈빛 가득 눈물이 차고 넘치는 모습이 왕소와 신율의 험난한 사랑을 잘 표현했다.
특히 장혁은 앞서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도 장혁표 멜로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다. 당시 장혁은 코믹하면서도 애틋하게 장나라와의 멜로를 소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시대를 넘어 사극으로 왔지만 장혁표 멜로는 여전히 시청자에게 통하는 코드였다. 코믹한 모습으로 아픈 신율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눈에는 애틋함과 사랑을 가득 담고 있다.
신율이 옥중에서 정신을 잃으면서 왕소의 사랑이 절정의 위기를 맞게 된 가운데, 장혁이 앞으로 왕소와 신율의 위기의 로맨스를 어떻게 풀어나가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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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