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그래서 '비정상회담'은 볼만한 프로인가요?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3.24 06: 58

자극적인 방송을 보는 딸 때문에 걱정인 어머니, 그리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방송.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토론되면서 흥미를 유발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는 자극적인 방송을 보는 딸 때문에 TV를 없애버리고 싶다는 어머니의 의견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딸의 입장에서 방송을 보지 않고는 친구들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안건을 놓고도 역시 G12의 토론은 열정적으로 이어졌다. 텔레비전을 없애도 휴대전화 등 다른 루트를 통해 방송을 접할 수 있다는 의견과 최근 방송의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더불어 '비정상회담' 내 각국의 방송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도 있었다. 또 최근 '막장' 소재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비정상회담' 내에서도 막장을 소재로 한 콩트 상황극이 이어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사실 텔레비전은 우리나라에서 '바보상자'로 비유돼 왔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즐기고 있지만,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 쯤은 '텔레비전 많이 보면 바보 된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터.
문제는 이날 '비정상회담'에 상정된 안건처럼 방송이 점점 자극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 물론 교양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기분 좋은 예능과 드라마도 있지만, 시청률만 쫓는 자극적인 소재가 즐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드라마도, 예능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상회담'은 꽤 볼만한 방송임은 틀림없다. 세계 각국 청년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토론은 물론, 각국의 이슈와 문화를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를 주며 교육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새로운 예능 포맷과 비전문 방송인 출연자들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는 것도 맞다.
그러나 100% 순결하고 알차다고만 할 수도 없다. '비정상회담'은 아무리 색달라도 예능의 포맷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웃음을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때론 이 웃음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성적인 농담(특정 인물의 신체부위를 언급하며)이나 에피소드로 빠지는 면이 없지 않다. 이날 출연자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자극만을 쫓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비난에서 아주 안전하다고도 할 수 없다.
이날 방송 말미에 유세윤이 "(이런 얘기가)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나는 지금까지 책을 10권도 안 읽었는데 많은 것들을 텔레비전에서 배운 것 같다. 책도 쓰레기 같은 책이 있다. 이 방송이 좋은 방송인지, 나쁜 방송인지 알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비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많은 방송이 '볼만하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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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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