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이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공과 마음가짐으로 팀 부활에 앞장선다.
유희관은 지난 23일 이화여대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화려한 입담을 뽐냈다. 본 행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도 가졌고, 취재진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약간의 시간도 있었다.
우선 포크볼 활용 시기부터 물었다. 그러자 유희관은 “내 포크볼이 이제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된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시범경기에선 안 보여줬다. 경기긴 하지만 정규시즌보다 중요한 경기는 아니기 때문에 밸런스 회복에만 주력했다”고 말했다. 누누이 밝혔듯 실점은 많았지만 정규시즌이 아닌 만큼 큰 신경은 쓰지 않겠다는 게 유희관의 생각이다.

지난 시즌 전부터 끊임없이 언급됐던 포크볼은 이제 곧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1년간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유희관은 지난해 12월에도 “포크볼은 다가올 시즌에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첫 등판 때부터 던질 계획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포크볼 외에도 변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유희관은 “우타자 상대로만 던졌던 싱커를 이번에는 좌타자에게도 던지기로 해서 시범경기에서도 던져봤다”고 설명했다. 우타자에게는 바깥쪽 승부를 위해 활용되는 공이지만, 좌타자와 만났을 때는 몸쪽 코스 무릎 밑으로 가라앉는 공이다. 자유자재로 구사가 가능하다면 좌타자 상대 약점도 일정부분 극복할 수 있다.
두 가지 기술적 변화가 있어 시범경기 성적은 나빴지만 실망하지는 않고 있다. 승수를 비롯해 수치화한 목표도 특별히 없다. “목표를 정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유희관의 생각. 단 이닝은 적어도 지난해(177⅓이닝) 만큼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은 갖고 있었다.
개인 성적보다 팀을 우선시 하겠다는 각오는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을 봐도 드러났다. 유희관은 “이번 시즌이 많이 기대된다. 감독님을 필두로 분위기는 10개 구단 중 최고일 것 같다. (오)재원이 형이 잘 해주고 있고, 홍성흔 선배님도 빠지지 않으신다. 나도 이제 중간급이 됐으니 어린 투수들의 분위기를 위해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말로 마운드 밖에서도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꺼내보였다.
그러려면 마운드 위에서 강인함을 뽐내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전지훈련에서 함께한 이상훈 코치의 조언은 힘이 될 것이다. “카리스마 있고 무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고 이 코치에게서 받은 인상을 이야기한 유희관은 "항상 마운드에서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해주셨다. 자신 있는 모습을 닮고 싶다"며 새 스승이 준 깨달음도 되새겼다. 2015 시즌을 준비하는 유희관의 새 무기는 포크볼이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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