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힐링캠프’ 토크맨 김제동, 입담이 감동을 만든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3.24 09: 59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데, 아무래도 김제동은 입담으로 감동을 만드는 ‘토크맨’인 것 같다. 다년간 ‘토크콘서트’를 이어오면서 명성을 쌓아오더니, 지난 23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그간 다져온 내공을 유감없이 꺼내보였다. 게스트로 출연해도 될 만 한 급의 연예인임이 분명하지만, 그는 사회자로 나섰고 500명의 일반인들을 특별 게스트로 만들어 냈다. 혼자서도 500명의 게스트들과 소통하며 속 깊은 인생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든든한 모습. ‘힐링캠프’의 정예요원다운 모습 아닌가.
김제동은 지난 23일 방송된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새봄 맞이 특집에서 ‘힐링 토크 콘서트’를 열고 500명의 일반인 게스트를 초대해 살아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 
친숙한 외모만큼이나 김제동은 대중친화적이었다. 일방향적이지 않은 토크가 그의 매력. 특출한 언변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하는 것보다는 경청하는 것이 우선인 사람이다. 가만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경험, 다른 이들의 경험을 빌어 강요스럽지 않은 고민상담을 내놓는다. 정확한 디렉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김제동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한층 마음이 후련해질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토크 콘서트는 ‘힐링’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각자의 고민을 털어 놓은 게스트들은 이후 편안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킹스맨’ 정예요원의 무기가 우산이라면, ‘토크맨’ 김제동의 무기는 마이크다. 심각할 수 있는 고민을 유머러스한 입담을 통해 웃음으로 치유하고, 별 것 아닐 수 있는 이야기들도 빵빵 터지는 에피소드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날 방송에서도 ‘숫기가 없어 걱정인 소녀’, ‘군 입대를 앞둔 아들이 걱정인 아버지’, ‘슈퍼갑 때문에 힘들어하는 어머니’, ‘대인공포증을 겪고 있는 소년’의 이야기를 진지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냈다. 
특히 대인 공포증을 겪고 있는 소년의 고민을 들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 그 소년의 앞으로 갔고 소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모두가 겪을 법한 고민’이라며 소년을 안심시킨 김제동은 소년을 제외한 499명의 게스트들에게 “안녕, 친하게 지내자”등의 인사말을 건네도록 했고, 소년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소년의 어머니는 옆에서 눈물을 훔쳐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은 나 자신에게 불러주는 노래로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를 부르며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물론, 마이크는 객석으로 돌렸다. 도입부를 먼저 불러 분위기를 이끌고 다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500명의 게스트들은 눈을 감고 자신을 위해 노래했다.
김제동은 콘서트를 마치며 “말할 기회를 잃은 사람들이게 마이크를 가져다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마이크와 카메라로 살고 싶은 것이 내가 사회자로 살고 싶은 목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고 들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무게를 짊어지고 삶을 걸어가고 있고 당당하게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보다 대중의 목소리를 담고자 하는 마인드,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고 귀 기울이고 진중한 자세가 오늘의 ‘토크맨’ 김제동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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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힐링캠프' 제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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