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서 살아 남아야 한다".
권오준(삼성)이 정규 시즌 출격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시범경기에 5차례 등판해 1패를 떠안았지만 평균 자책점 1.50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24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권오준은 시범경기를 돌이켜 보며 "그동안 부상에 시달리는 바람에 남들 야구할때 보기만 해야 했으니 많이 우울하고 답답했었다"면서 "이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으니 우울했던 기분은 많이 사라졌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그는 "내가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80% 수준은 된다"는 게 권오준의 말이다. 그는 "아직까지 (투구 밸런스 등) 왔다갔다 한다. 어느 투수나 마찬가지겠지만 좀 더 완벽해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승환(한신)과 함께 삼성의 지키는 야구를 이끌었던 권오준은 150km 안팎의 직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잠재웠다. 세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안팎까지 떨어졌다. 권오준은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일 올스타전 때 마키타 가즈히사(세이부)의 투구를 보며 영감을 얻었다.
"그동안 스피드를 의식해 팔높이가 올라가고 힘만 잔뜩 들어갔었는데 미일 올스타전서 마키타가 느린 직구로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잡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직구 구속이 떨어진 만큼 컨트롤과 변화구 구사 능력 향상에 더욱 노력했고 지난 2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상대 타자들에 대한 연구에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점 보완보다 장점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권오준은 "생각했던대로 진행되고 있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100% 만족을 위해 공을 내려놓는 그 순간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렇다고 구속 회복에 대한 마음을 접은 건 아니다. "경기를 계속 하고 기온이 오르면 구속도 오르지 않겠냐"는 게 권오준의 생각. "그러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몇 배 이상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무사히 잘 치른 권오준.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서 살아 남아야 한다". 권오준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올 시즌에는 권오준 특유의 어퍼컷 세러머니를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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