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힘이다.
XIA(김준수)가 이번 앨범으로 확인시킨 것은 팬덤, 브랜드 등 몇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뮤지션으로서 자존심인 듯 하다.
김준수는 지난 3일 발매한 세 번째 솔로 정규 앨범 '플라워(Flower)'로 컴백, 타이틀곡 '꽃'을 선보였다. 이 곡은 네이버뮤직, 벅스 등의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현재까지도 몇몇 차트에서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음악방송프로그램 1위 후보에도 올랐다. 일체의 방송 활동 없이 이룬 결과다. KBS 2TV ‘뮤직뱅크’와 MBC ‘쇼 음악중심’ 에서 1위 후보에 올라 아쉽게 1위까지는 닿지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일면 놀라움이다. 이에 대해 김준수는 "만감이 교차했다"라며 "좋게 생각하면 4집, 5집까지 활동할 수 있겠다 싶었다. 특별하게 생각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라고 담담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준수를 뮤지컬 배우로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번 음악은 '가수 김준수'를 새롭게 심어주기도. 김준수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나름 그리움과 만족도를 채워주며 반가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벤트 싱글 음원이 판치고, 힙합이 아니면 이른바 '듣기 쉬운 좋은 노래'가 음원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요즘, 김준수의 이번 앨범은 다소 깊고 뮤직비디오는 일정 부분 난해하기까지 했다. 더불어 방송 활동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에 음원 선전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물론 가요계에 그가 담았던 시간 만큼 김준수, XIA란 브랜드 자체가 있지만 기대 만큼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음원 롱런은 차치하고서라도 뮤지션으로서의 도전에 앨버믜 가치를 부여할 만 하다. 이번 앨범에는 10곡이 넘는 신곡이 담겼다. 키워드는 새로움과 다양함. 이는 방송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의 음악적 진정성은 '공연'에 포커스 맞춰 앨범을 준비한다는 데서 나온다. 김준수는 "매번 새롭고 다양한 장르의 곡을 앨범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방송을 생각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를 생각해서 앨범을 만들기 때문이다. 보고 들었을 때 지루하지 않게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해야 한다. 당연히 음악적으로도 다양해야한다"라고 자신의 지향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노출 기회가 많이 없는 김준수가 그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뮤지션으로서 더욱 단단한 힘을 키워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듯 싶다. 그는 "방송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무난함은 독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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