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담당기자 프리뷰] 새 출발점 SK, ‘새 왕조’ 기틀 만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25 14: 43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왕조’의 부활은 가능할까. 김용희 감독의 취임과 함께 새 분위기를 만든 SK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징후는 일단 긍정적이다. 몇몇 변수를 뛰어넘어 다시 한 번 순위표의 꼭대기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의 지난겨울은 누구보다 분주했다. 그리고 성과가 적잖았다. 감독이 바뀌었고 소속팀에서 배출된 5명의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모두 잡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두 명의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고 신진 세력의 성장세가 거세지는 등 팀 전체에 활기가 돌았다. 대다수의 사령탑들이 SK를 가장 유력한 4강 후보 중 하나로 손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불안요소도 적지 않다. 이 불안요소를 얼마나 제어하느냐에 올 시즌 SK의 성적이 달려 있다. 김용희 감독은 이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겠다는 출사표를 내밀었다.
▲ 투수력

메이저리그(MLB)를 꿈꾸던 ‘에이스’ 김광현이 잠시 그 시점을 뒤로 미루고 팀 잔류를 선언했다.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선수였던 윤희상은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왔다.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외국인 선수 한 자리는 젊은 기세로 무장한 메릴 켈리가 채웠다. 지난해 11경기에서 9승을 따냈던 트래비스 밴와트의 재계약까지 포함, 선발진은 긍정적인 느낌표가 가득하다. 백인식이 치열한 경쟁 끝에 5선발 자리를 따낸 가운데 고효준 여건욱 채병룡 등 대체 선발 요원도 풍족해 보인다. ‘6선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 중 하나다.
불펜은 정우람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정상적인 상태의 정우람이라면 리그 최고의 왼손 불펜 요원이다. 역시 큰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윤길현이 마무리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지난해 필승조 몫을 수행하며 경험을 쌓았던 진해수 전유수도 한 단계 성장이 기대된다. 여기에 선발 경쟁을 벌였던 고효준 채병룡 박종훈이 불펜에 합류할 수 있어 롱릴리프 요원도 풍족한 편에 속한다. 빠른 공을 던지는 문광은은 선발은 물론 불펜 자원으로도 매력이 있는 선수. 외관상, 지난해 SK의 발목을 곳곳에서 잡았던 마운드 불안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된 모습이다.
그러나 변수도 크다는 것이 SK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특히 불펜 쪽이 불안해 이 부분의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우람은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던 윤길현도 전업 마무리는 처음이다. 두 명이 흔들리면 SK의 불펜진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나아진다고 할 수 없다. 박희수와 박정배가 재활 중이라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선수들의 보직 교통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용희 감독의 ‘불펜 시스템 야구’가 어떻게 정착할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 공격력
지난해 SK는 사실상 외국인 타자 하나 없이 시즌을 치른 것과 마찬가지였다. MLB 통산 135홈런이라는 화려한 이름값을 가진 루크 스캇은 잦은 부상으로 팀 전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분위기만 망친 감이 있다. 그러나 SK는 외국인 타자 없이도 지난해 후반 놀라운 공격력을 과시하며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벌였다. 팀이 은근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앤드류 브라운이라는 중·장거리 타자가 합류해 중심타선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확도와 장타력이 잘 어우러진 라인업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해 후반기 놀라운 안타 행진을 벌였던 이명기가 새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았다. 중심타선은 최정 박정권 브라운 이재원 등이 이룬다. 하위타선에서는 박계현 김성현 등 신진급 선수들이 성장하는 가운데 장타력이 업그레이드된 정상호가 핵심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주환 박진만 이대수 박재상 임훈 조동화 등 베테랑 선수들의 관록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시즌 초반 김강민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한 방을 갖추고 있는 김강민의 이탈에 따라 2번 타순을 어떻게 정리할지는 최대 고민으로 떠올랐다. 또한 이명기 이재원 박계현 등 젊은 선수들이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도 고민이다. 이들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다행이지만, 상대의 견제에 한풀 꺾인다면 SK 타선도 지난해 이상의 힘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 수비력
왕조 시절 리그 최고의 수비팀이었던 SK는 최근 몇 년 동안 수비에서 평균 이상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예전보다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인상을 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주전 선수의 노쇠화 및 이탈, 그리고 그 자리를 이어받은 신예 선수들의 불안한 수비력은 SK의 경기에서 시한폭탄으로 자리했다. 김용희 감독이 겨울 동안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바로 수비였다. 수비력이 얼마나 나아지느냐에 따라 SK의 올 시즌 ‘기초체력’도 좌우될 공산이 크다.
정상호 이재원이라는 든든한 포수들이 버티는 가운데 내야는 김성현 박계현 나주환 이대수 바진만 등 2루 및 유격수 요원들의 수비가 관건이다. 지난해 전반기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김성현, 그리고 캠프 기간 동안 공격보다는 수비에 공을 들인 3루의 최정의 수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성현이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수비력을 보이고 최정이 예전의 수비력을 되찾아야 SK 내야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외야는 김강민의 이탈에도 임훈 조동화 박재상 등 여전히 평균 이상의 수비수들이 대기한다. 붙박이 좌익수 될 이명기도 캠프부터 수비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고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로 기대가 크다. 전체적으로 이명기 김성현 박계현 이재원 등 젊은 선수들의 수비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가 시즌의 키를 쥐고 있다. 수비와 주력을 모두 갖춘 김강민의 시즌 초반 이탈이 이 대목에서도 뼈아프지만 이를 이겨내야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다.
▲ 예상 주전
라인업:이명기(좌익수)-김강민(중견수, 시즌 초반 임훈 혹은 조동화)-최정(3루수)-박정권(1루수)-브라운(지명타자)-박계현 or 나주환(2루수)-정상호(포수)-김성현(유격수).
선발 : 김광현-밴와트-윤희상-켈리-백인식
불펜 : 채병룡-고효준-박종훈-진해수-전유수-문광은-정우람
마무리: 윤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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