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막 선발’ 양현종, 토종 자존심도 짊어졌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25 06: 08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양현종(27, KIA 타이거즈)이 KBO 리그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까지 짊어졌다.
양현종은 오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있을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윤석민이 돌아오고 필립 험버, 조시 스틴슨이 새롭게 KIA에 입단했지만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개막전 선발은 양현종의 몫이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지난 23일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전 선발을 공개했다. 한화만이 아직까지 28일 목동에서 넥센의 앤디 밴헤켄과 맞대결할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미디어데이 직후 두산이 NC와의 선발전에서 찰리 쉬렉과 붙을 선발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고, 24일에는 롯데가 브룩스 레일리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다. 레일리는 kt의 필 어윈과 선발 대결을 펼친다.

이외에 디펜딩 챔피언인 삼성과 올해 삼성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SK의 대구 개막전에서는 삼성의 새로운 외인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 SK의 승리 보증수표 트래비스 밴와트가 만난다. 광주에서는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과 한국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헨리 소사가 격돌한다.
아직 선발투수가 알려지지 않은 한화를 제외한 9개 팀의 개막전 선발투수 중 국내 선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일본야구 경험이 풍부한 데니스 홀튼에게 지난해 개막전 선발 자리를 내줬던 양현종은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을 꿰찼다. 지난해 후반기 주춤하며 평균자책점이 4.25로 치솟았지만 16승 8패로 팀 마운드를 지탱했기에 에이스 대접은 당연했다.
23일 있었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양현종은 최고 인기 선수였다. 타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물음에 대부분의 감독들은 양현종을 첫 손에 꼽았다. 2013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로 최종 순위에서 LG에 앞선 두산이 잠실을 선점하면서 LG와 대결하게 된 KIA는 어부지리로 홈에서 개막전을 치르게 됐다. 양현종도 시즌 개막전인 동시에 홈 개막전이 된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경기에서 양현종은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걸고 던진다. 같은날 나머지 선발투수는 모두 외국인 투수인 만큼 양현종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양현종은 “시즌 때 잘 해야 한다. 잘 하고 나서 (해외 진출을) 생각해도 괜찮다”며 겨울에 이루지 못한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위해 이번 시즌 새로운 각오까지 품고 나왔다. 그 시작이 될 경기에서부터 강인한 피칭을 보여야 한 해 전망이 밝아진다.
겨울에 같은 운명을 맞았던 SK의 김광현을 비롯한 각 팀의 토종 에이스들과 1년 내내 벌일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다. “아무 것도 모르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 것 같았다”고 지난 겨울 있었던 일들을 돌아봤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포기는 생각해본 적 없다”는 말로 최대 목표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양 어깨에 짊어진 양현종이 이번 시즌을 한국에서의 마지막 해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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