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운명을 쥔 알프레도 피가로(31)가 오는 28일 SK 와이번스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미국과 일본 무대 모두 경험한 피가로는 150km대 직구 뿐만 아니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가 장점이다. 유연한 투구폼도 강점이다.
시범경기에서도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두 차례 선발 등판 모두 승리로 장식했고 2.70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된 투구를 뽐냈다. 피가로는 국내 무대 공식 데뷔전이었던 13일 포항 LG전서 5이닝 2실점(4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6탈삼진)으로 호투했고 21일 대구 한화전에서도 5이닝 1실점(4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1년부터 사자 군단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이 외국인 투수를 정규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격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류중일 감독은 24일 "윤성환이 허리 근육통과 오른손 엄지 부상 여파로 준비가 덜 돼 피가로를 개막전 선발 투수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무엇보다 피가로는 볼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안정적인 투구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입성한 피가로에게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류중일 감독은 "(중책에 대한) 부담보다 동기 부여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중일 감독이 피가로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해 삼성의 통합 4연패 달성에 큰 공을 세웠던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 호크스) 이상의 활약을 펼치리라 내다봤다. "직구 위력만 놓고 본다면 밴덴헐크가 더 낫지만 피가로는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선발 투수로서 갖춰야 할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인 완급 조절 능력은 단연 으뜸.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는 주자가 있을때 직구 최고 140km 중반에 불과하나지만 위기 상황에 처하면 150km 이상의 직구를 던진다. WBC 때 일본 대표팀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를 보는 듯 했다. 평소에는 슬슬 던지다가 주자가 나가면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은 "밴덴헐크가 지난해 13승을 거뒀는데 아주 잘한 건 아니다. 선발 투수가 최대 35차례 등판한다고 가정했을때 반타작은 해줘야 한다. 15승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밴덴헐크보다 잘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피가로의 활약에 다시 한 번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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