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압구정 백야’ 백옥담 사둥이, 남아선호사상 꼬집었나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3.25 06: 50

‘압구정 백야’ 백옥담이 일란성 쌍둥이, 아들 넷을 낳았다. 축복받아야 할 집안의 경사인 듯 싶은데, 아들만 넷을 낳으면 안 되는 건가 보다. 백옥담은 두 집안의 죄인처럼 대성통곡했고, 집안의 어른들은 “또 낳으면 된다”고 그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에서는 아들 네쌍둥이를 낳는 선지(백옥담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선지는 물론, 모든 집안의 어른들은 딸을 바랐던 상황이다. 달란(김영란 분)이 보석 꿈을 꿔서 딸이 확실하다고 설레발을 쳤기 때문에 실망은 더 컸다. 남편 무엄(송원근 분)은 아들 네쌍둥이라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는 마취에서 깬 선지에게 딸인지 아들인지 말도 못 꺼낼 지경이었다.
단실(정혜선 분)은 “어떻게 넷을 다 아들을 낳냐”고 한숨을 푹푹 쉬었고, 추장(임채무 분)은 네 아기를 낳느라 전신마취까지 해 몸이 상한 선지의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또 낳으면 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은하(이보영 분)는 선지가 네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그런 집에서는 딸을 또 낳게 할 거다”라고 말하며 무조건 딸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주위 모든 사람들은 “아들만 낳아서 어쩌냐. 또 낳아야 겠다”고 한 마디씩 거드는 상황. 달란은 자신의 딸 선지가 아들만 넷을 낳자 한숨을 쉬며 죄인이 된 표정을 지었고 선지는 퇴원해 집에 오자마자 오열했다. 선지는 “애들 하나 예쁘지도 않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은 것. 단실은 “죄 받는다. 그런 말 말아라. 또 낳으면 된다”고 위로했다.
이처럼 ‘압구정 백야’는 떡두꺼비같은 네 아들을 낳은 선지가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이곳저곳에서 실망감을 쏟아내는 모습으로 또 다시 불편한 상황을 연출해냈다. 딸이 최고이기 때문에, 아들을 넷이나 낳고도 죄인이 된 선지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논란을 만들어낼 요인이 다분했던 것. 또한 이 장면은 관습적으로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는 풍조인 남아선호사상을 비튼 것으로 보이기도 해, 작가의 의도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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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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