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통합 5연패, 이보다 짜릿한 건 없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3.25 09: 00

"이제 잘 하는 일만 남았다".
올 시즌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된 차우찬이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 2년간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정상 등극에 큰 공을 세웠던 그는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진 합류에 성공했다. 시범경기에서 3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1.80. 무엇보다 15이닝을 던지며 볼넷 3개를 허용한 게 전부. 그리고 1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차우찬은 24일 "지금까지 준비했던대로 잘 진행됐고 원했던 보직을 맡게 됐으니 이제 잘 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가 됐으니 그에 걸맞는 성적을 거두고 싶다. (배)영수형의 공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영수형 만큼이 아니라 훨씬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준비는 끝났으니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5선발 그 이상이었다. 이에 차우찬은 "제구력 향상에 가장 중점을 뒀는데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 나머지 부분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상황에 맞게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전체적으로 준비는 잘 됐다. 시범경기에서는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은데 슬라이드 스탭과 득점권 상황에서 피안타율을 줄이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올 시즌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스플리터가 그것이다. "몇년간 연습했었는데 오른손 타자와 상대할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선발진에 합류할 경우 계투진이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차우찬은 "개인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박근홍, 백정현, 임현준 등 좌완 투수들이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여겼다.
"근홍이형이 워낙 좋고 정현이도 많이 올라온 상태다. 그리고 현준이도 많이 좋아졌다. 좌완 계투에 대한 걱정은 해소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문제다. 선발로 갔으니 잘 해야 다른 이야기가 안 나온다. 잘 해야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도 다른 생각 안 하실테고". (웃음)
'슈퍼 차'. 차우찬의 대표적인 별명 가운데 하나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오랫동안 투수조 막내였던 그는 선배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았다. 그래서 선배들은 차우찬을 '슈퍼마켓 차'라고 부르다가 '슈퍼 차'로 줄여 불렀다. 하지만 차우찬은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는 "삼성 마운드가 워낙 탄탄하다보니 후배들이 1군에 쉽게 못 올라온다"며 위안을 삼았다. 그는 누군가 '슈퍼 차'라고 부르면 반사적으로 몸을 돌린다.
궂은 일은 마운드에서도 계속 됐다. 차우찬은 2년간 전천후 투수로 뛰었다. 이른바 '조커' 역할이다. 하지만 그는 '궂은 일'이라는 표현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저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차우찬다운 대답이었다. 그는 "올 시즌 임무는 선발이다. 내가 등판하는 그 경기는 반드시 책임진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차우찬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봤다. 그는 조금도 망설임없이 "통합 5연패"라고 대답했다. "나 뿐만 아니라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같은 마음이다. 적어도 올해 만큼은 통합 5연패보다 더 달콤하고 짜릿한 표현은 없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목표는 통합 5연패 달성이다".
차우찬은 "올 시즌 30차례 선발 등판한다고 가정했을때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목표다. 나머지 세세한 부분은 신경쓰지 않는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내년에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퍼스트' 차우찬은 올 시즌에도 마운드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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