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진짜사나이’, 안티들이 달라졌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3.27 07: 40

‘진짜 사나이’가 달라졌다. 군대를 두렵고 어려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고된 훈련을 견딜 수 있는 즐거운 요소를 찾으려는 스타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조금은 편안하게 접근하고 있다. 덕분에 이 땅의 군대 다녀온 남자들 대다수를 ‘안티’로 만들었던 시즌 1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는 현재 시즌 2가 방송 중이다. 2년여간 전파를 탔던 사실상의 1기 멤버들이 하차하고, 새로운 인물들로 꽉 채워졌다. 아직 시즌 2 방송 초반이긴 해도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방송영화계 공식을 깨뜨릴 조짐이다.  
가장 나이가 많아 동생들을 챙기느라 군대에 적응하느라 몸이 녹초가 된 임원희를 비롯해서 ‘훈련은 진지하게 생활관에서는 유쾌하게’라는 신조를 보여주고 있는 김영철, 요리할 때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는 샘 킴, 은근히 깐족거리는 성격을 드러내는 김승현, 대놓고 웃긴 이규한, 음이탈 하나로 안방극장을 뒤집어놓은 정겨운, 자유로운 정신세계인 슬리피, 한 살이라도 어려 군생활에 완벽 적응 중인 강인·영민·광민, 외국인이라고 모두 구멍병사가 되진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샘 오취리까지.

시즌 2에 출연하는 스타들의 군생활은 참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작진의 달라진 구성 방식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는 데 일조 중이다. 2년여간 방송됐던 시즌 1의 경우 이 프로그램이 가진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들을 돌려세우기 위해 군체험이라는 기본적인 장치가 마련된 이후부터는 가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일부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던 면이 있었다. 왠지 각을 잡고 봐야할 것 같은, 마치 진짜 군대를 보는 것처럼 강요를 받는 느낌이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있었던 것도 있었다.
시즌 2를 시작한 후 제작진이 선택한 것은 군대라는 공간적인 특성보다는 그 속에서 스타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 경향이 크다. 물론 이는 시즌 1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군대의 특성이 부각되는 정도가 줄어들며 조금은 더 폭 넓은 시청자들을 감싸안을 수 있게 됐다.
이는 프로그램의 기본 뼈대가 예능프로그램이고 군대 체험을 하면서 성장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담겠다는 기획의도를 조금 더 충실히 지키려고 한 듯 보인다. 프로그램이 시즌 2로 재정비를 하면서 그동안의 제작 과정 속 쌓인 내공은 편안하게 접근하면서도 몰입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좀 더 유쾌한 매력을 뿜어대는 스타들과 함께 이를 바라보는 제작진의 따뜻하면서도 즐거운 접근 방식이 이 프로그램을 다소 불편하게 봤던 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금은 돌리는 계기가 됐다. ‘진짜 사나이’ 관련 기사 댓글에 “시즌 2 들어서 더 재밌어졌다”는 반응이 심상치 않은 것도 이 같은 작지만 큰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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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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