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담당기자 프리뷰]하나의 KIA, 반란은 가능한가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3.25 14: 41

개막을 맞이하는 KIA를 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KIA는 지난 3년의 굴욕을 딛고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에이스 윤석민이 복귀하면서 투수력이 강해져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력과 수비력에서 물음표가 많고 투수력도 위험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주변의 평가와 달리 선수들의 눈빛은 강렬하다. 김기태 신임 감독이 주도한 선수들의 의식 개혁에 성공했다. 배려와 독려의 리더십 속에서 자율과 책임의 가치가 스며들었다. 선수들 스스로 움직이는 팀으로 바뀌었다.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믿음이 형성되면서 뭉쳐있다.  집단의 일체감이 긍정 변수로 작용한다면 KIA는 반란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지향점은 세대교체의 흐름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마무리 훈련과 전지훈련에서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고 실제로 성장판이 열리고 있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많은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투수력
윤석민이 돌아오면서 마운드에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끼친 것은 분명하다. 윤석민의 보직에 따라 마운드 세팅이 유동적이다. 선발투수라면 험버-스틴슨-윤석민-양현종-임기준의  든든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소방수라면 김태영, 최영필, 심동섭과 필승조를 구축해 뒷문이 강해진다. 현재로서는 소방수 기용 가능성이 높고 30세이브를 기대받고 있다. 윤석민이 뒷문으로 이동하면 임준혁이 선발진에 가세한다. 김병현, 김진우, 서재응, 한승혁, 곽정철 등은 예비군으로 대기하고 있다. 투수가 없어 고초를 겪었던 작년에 비해 확실히 마운드는 질과 양에서 풍부해졌다.
다만 양현종과 윤석민을 제외하고 필승투수는 부족하다. 메이저리그 퍼펙트게임 주인공 필립 험버는 15승도 가능하다는 평가이지만 실전량이 절대 부족한 가운데 개막을 맞는다. 역시 10승을 기대받는 조쉬 스틴슨은 제구력이 관건이다. 까다로운 한국타자들을 대결해봐야 활약치를 가늠할 수 있다. 새 얼굴인 좌완 임기준과 신인 문경찬은 1군 주력 타자들을 제압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중간투수에서 선발투수로 승격한 임준혁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 김태영과 최영필은 세월의 무게를 극복해야 한다.
▲공격력
테이블세터진은 김주찬-김원섭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타선에는 브렛 필-나지완-이범호-최희섭 등 빅4가 포진한다. 신종길이 빠지면서 나지완이 좌익수로 등장하는 경기가 많아진다. 최희섭이 돌아왔고 이범호도 충실한 훈련을 통해 130경기 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홈런포 등 중심타선의 파괴력과 장타력은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심타선에서 100홈런을 합작할 것인지 관심이다. 김원섭이 예전의 날카로움을 회복했고 강한울도 정교한 타격능력을 보여주었다. 이종환과 김다원 등 좌우 대타감도 포진한다. 김기태 감독과 박흥식 코치가 주창하는 다운스윙 효과도 엿보인다.
그러다 타격능력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신종길이 어깨부상으로 빠지면서 타선이 헐거워졌다. 2루수 최용규와 포수 이홍구 등이 포진한 하위타선도 약점이다.  작년에 뛰었던 이대형 김선빈 안치홍이 이적과 군입대, 신종길의 이탈로 인해 기동력도 크게 약해졌다. 선발 라인업 가운데 김주찬, 김원섭, 최용규만 도루 능력을 갖췄다. 루상에 느린 주자들이 많으면 기동력을 앞세운 야구는 힘들어진다. 신종길의 빠른 복귀, 대주자 활용, 다양한 작전, 공격적인 주루가 필요하다.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 최희섭, 김원섭, 강한울은 각각 부상 경력이 있다. 아직 백업층이 약한 KIA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수비력
다른 팀에 비교하면 수비력이 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센터라인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포수는 베테랑 차일목이 허벅지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이성우, 이홍구, 백용환 3명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투수리드와 수비력에서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포수가 없다.  새로 호흡을 맞추는 유격수 강한울과 2루수 최용규의 키스톤 콤비도 1군 무대에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2루수 후보였던 고졸루키 황대인은 수비력이 미흡해 주전으로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울과 최용규가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렵다면 김민우와 박기남 최병연 등의 백업진의 지원이 필요하다. 외야진도 헐겁기는 마찬가지이다. 공격력 때문에 나지완이 외야수로 출전한다면 빈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김주찬과 김원섭은 수비폭은 넓지만 어깨가 강한편은 아니다. 김다원 또는 박준태가 백업요원으로 뒤를 받친다.  결국 내외야에 걸쳐 가용 전력을 풀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 훈련, 스프링캠프에서 수비력 보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내외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을 설정하고 대처 능력을 키웠다. 민첩한 백업플레이, 외야수들의 빠른 송구 처리 훈련을 했다. 투수들은 퀵모션을 개선했고 번트 수비 훈련도 구슬땀을 흘렸다. 시범경기에서는 미흡한 구석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수비력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노력이 진짜 무대에서 빛을 발해야 한다.
▲예상 주전
라인업:김주찬(중견수)-김원섭(우익수)-브렛 필(1루수)-나지완(좌익수)-최희섭(지명타자)-이범호(3루수)-최용규(2루수)-이홍구(포수)-강한울(유격수)
선발진: 양현종, 필립 험버, 조쉬 스틴슨, 임준혁(윤석민), 임기준
불펜: 임준섭 박준표 문경찬(신인) 최영필 김태영 심동섭
소방수:윤석민(심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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