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윤성환과 안지만(이상 투수) 그리고 조동찬(내야수)과 FA 계약을 체결한 반면 배영수와 권혁을 잔류시키는 데 실패했다. 투수는 '다다익선'이라고 했던가. 류중일 감독은 이들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표현처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의 기량이 기대 이상이고 승률왕 출신 차우찬이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웠다. 지난해 9차례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임창용도 위력투를 뽐내며 제3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삼성은 해마다 히트 상품을 배출했다. 올 시즌에는 구자욱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에게서 박용택(LG)의 향기가 난다"고 말하며 그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구자욱의 주포지션은 3루수이나 외야 수비까지 소화 가능하다. 무릎 부상으로 빠진 채태인 대신 개막전 1루수로 선발 출장할 예정. 삼성은 올 시즌 '10% 더' 캠페인을 전개했다. 지난 날의 영광을 잊고 다시 한 번 기적을 일궈내자는 의미에서다. 삼성은 올 시즌 사상 첫 통합 5연패 달성을 위해 전력 질주할 태세다.
▲투수력
배영수와 권혁이 빠졌지만 그 공백은 크지 않을 듯 하다. 캠프 기간 내내 경쟁의 바람이 거셌다. 생존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 남겠다는 투지로 가득했다. 올해는 여느 해와는 달리 부상 선수도 없고 선수 개개인마다 동기 부여가 확실했다. 임창용은 일찌감치 괌 캠프에서 담금질에 나선 덕분일까. 전성기를 연상케 할 만큼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신음했던 권오준과 신용운도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포스트 임창용이라 불리며 필승조의 한 축을 맡을 예정이었던 심창민 또한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는 게 목표다. 박근홍, 백정현, 임현준 등 기대주들도 10% 더 성장세를 보였다. 예비역 정인욱의 부진은 아쉬웠다. 시범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정인욱은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양일환 2군 투수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1군 복귀를 준비 중이다. 류중일 감독은 오른손 계투 요원 부족에 아쉬움을 보였다. 김건한, 김기태 등 기존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삼성 투수들의 올 시즌 목표는 팀 평균 자책점 1위 탈환이다. 투수들은 "마운드의 힘으로 통합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공격력
삼성의 사상 첫 통합 4연패에 있어 가장 큰 원동력은 공격이다. 팀 타율 1위(.301), 팀 홈런 2위(161개) 등 막강 화력을 앞세워 한국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4번 최형우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으나 그 공백은 크지 않았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이게 바로 삼성 타선의 힘이다. 올 시즌에도 야마이코 나바로가 1번 중책을 맡는다.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에 대해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면서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중심 타선은 변함없다. 정확성과 파괴력을 겸비한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이 공격력을 이끌 예정. 지난해 삼성의 대타 타율은 2할2푼. 9개 구단 가운데 7번째 기록이다. 올해 들어 대타 자원이 풍부해졌다. 20-20 클럽 출신 강봉규가 부상에서 회복했고 김태완, 백상원, 우동균, 구자욱 등 카드가 다양해졌다. 김한수 코치는 "올 시즌에도 타선 덕분에 잘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비력
강팀이 되기 위해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10개 구단 가운데 수비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다. 이는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김용국 수비 코치는 "100% 만족은 없다. 더욱 더 완벽해져야 한다"면서 "작년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야구를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백업 자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조동찬이 전력에서 이탈한 건 아쉽지만 백상원, 김재현, 구자욱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졌다.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와 유격수 김상수의 키스톤 콤비는 흡잡을 데 없다. 김용국 코치는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안방 및 외야 자원도 풍부해졌다. 누굴 써야 할까 행복한 고민을 할 정도다. 외야 후보 가운데 박찬도의 기량이 많이 늘었다. 류중일 감독은 "전훈 캠프에서 기량 발전상이 있다면 박찬도의 몫"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예상 주전
선발진 :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불펜: 안지만, 심창민, 박근홍, 백정현, 김현우, 권오준
소방수: 임창용
채태인 복귀 전 선발 라인업 : 야마이코 나바로(2루수), 박한이(우익수), 박석민(3루수), 최형우(좌익수), 이승엽(지명타자), 구자욱(1루수), 박해민(중견수), 이지영(포수), 김상수(유격수)
채태인 복귀 후 선발 라인업 : 야마이코 나바로(2루수), 박한이(우익수), 채태인(1루수) 최형우(좌익수), 박석민(3루수), 이승엽(지명타자), 박해민(중견수), 이지영(포수), 김상수(유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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