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배우부터 감독까지…기대주 집합소 [스물 특집②]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3.27 07: 39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 제작 영화나무)은 젊다. 감독도 젊고, 배우들도 젊다. 때문에 영화의 감성도 젊다. 젊다고 마냥 가볍진 않다. 한없이 웃다보면 그것대로 위로가 된다. 출연진과 제작진 면면을 살펴보면 금방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스물'은 기대주 집합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고등학교 시절 한 여학생을 좋아하는 인연으로 절친이 된 치호(김우빈), 동우(이준호), 경재(강하늘)다. 세 사람은 고등학교 졸업 후 각기 다른 길을 걸어간다. 치호는 자발적 백수가, 동우는 재수생이, 경재는 대학생이 된다. 매 캐릭터마다 코미디 요소를 지니고 있는데, 김우빈과 이준호, 강하늘은 마치 제 옷을 입은 양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해 낸다.
그동안 힘이 들어간 캐릭터를 주로 보여준 김우빈은 거침없이 망가진다. 민망한 '섹드립'(야한농담)부터 엉뚱한 액션 연기까지, 김우빈의 표정이 이렇게 다양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폭소를 자아내는, 용돈을 달라고 떼를 쓰는 신은 애드리브라고. 지난 2013년 드라마 '학교' '상속자들'을 거쳐 급성장한 김우빈의 인기가 마냥 거품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준호 역시 '연기돌'로서 제 몫을 해냈다.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인 그는 지난 2013년 영화 '감시자들'에서 팀 내 에이스 다람쥐 역으로 주목 받았다. 당시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 받은 것처럼, '스물'에서도 또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20대 청년을 연기했다. 현실과 꿈 사이에서 지친 얼굴부터 좋아하는 소녀 앞에서의 설렘까지 다양한 면모를 펼쳐 보인다.
tvN 드라마 '미생'으로 떠오른 강하늘도 인상적이다. 그가 연기하는 경재는 연애와 사랑도 글로 배운,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치호나 각박한 현실에 쫓기는 동우와 비교해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는 캐릭터다. 영화 '쎄시봉'의 새침한 엘리트, '순수의 시대'의 비열한 부마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음을 말해준다.    
이 세 사람을 아우르는 이병헌 감독 또한 유망주다. 영화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등을 각색하며 코미디 감각을 자랑했다. 직접 연출을 맡은 '힘내세요, 병헌씨'(2012)로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스물' 곳곳에서는 신인 감독의 패기와 빛나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흥행까지 거머쥐면서 노덕, 김병우, 허정 등 신인감독들이 상업영화 시장을 이끌어 가던 2013년을 떠올리게 한다.
충무로에서 주목 받는 배우와 감독들이 뭉친 '스물'. 특유의 풋풋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스물'의 흥행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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