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압구정백야’ 임성한의 거짓말, 시청자도 속였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3.26 06: 39

 임성한 작가는 시청자들의 놀라게 하는데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 이번에는 거짓말을 활용했다. ‘압구정백야’의 배경은 거짓말처럼 만우절 시즌으로 점프를 했고, 극중 인물들은 서로를 거짓말로 놀라게 하며 즐거워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도 속아 넘어갔다. 말도 안 되는 뜬금없는 거짓말이었지만, 임성한이기에 그러려니 하고 방심했던 탓이 컸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에서는 장추장(임채무 분)이 문정애(박혜숙 분)에게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장추장은 "당신에게 고백할 것 있다. 본격적으로 두 집 살림한지 1년 됐다"고 말했다. 이에 정애는 "내가 정리해주면 되겠네? 당연하지. 오늘로 서류 준비해 위자료 치사해서 안 받는다. 잘먹고 잘살아. 언젠가 너 나한테 뒤통수칠 줄 알았다"라고 말하며 추장의 머리를 밀쳤다.

이는 오손도손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급작스럽게 벌어진 일.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지만 임성한이기에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긴장감을 높이는 배경음악까지 깔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이는 추장의 만우절 거짓말이었다. 그는 이후 “만우절이라 거짓말 한 거다”라며 웃었다.
반전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고서야, 보통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거짓말로 시청자까지 속이는 경우는 드물다. 극의 흐름상 거짓말임을 눈치 채고 있거나, 앞서 인물이 거짓말을 준비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힌트를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달랐다. 배경음악과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업하는 기법까지 활용, 시청자들까지 깜빡 속아 넘어가게 만들었다.
앞서 워낙 뜬금없는 설정과 전개를 선보였던 터라 이 말도 안 되는 갑작스러운 거짓말에 속아 넘어 간 것도 있을 것이다. 
만우절 거짓말은 이후 한 차례 더 등장한다. 육선중(이주현)이 어머니 오달란(김영란)에게 "출가 결심했어요"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는다. 달란이 깜짝 놀라 "아니, 절로 들어간다는 소리야? 머리 깎고?"라고 했다. 그러자 선중은 "오늘 만우절이라서요"라고 하는 장면이다. 이미 앞서 만우절 거짓말 장면이 지나갔음에도 이 장면에 시청자들은 또 한 번 속아 넘어갔다.  
이를 임성한 작가의 능력이라고 해야 될까. TV 드라마에서는 처음 보는 놀라운 시도이기는 했다. 방송 이후 신선한 것 같기도 하고, 허탈하면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압구정백야’는 더욱 긴장하고 봐야 될 드라마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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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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